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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부모를 향한 애정과 증오심 훗날 정신신경증 자극제로

등록 2005-12-22 20:22수정 2005-12-23 15:11

‘꿈의 해석’ 책속으로

어른이 되어 정신신경증을 앓게 되는 어린이들의 정신생활에서 부모가 중대한 역할을 한다. 그 시기에 형성된 부모의 어느 한쪽에 대한 사랑과 다른 한쪽에 대한 증오심은 훗날 신경증 증상에 아주 중요한 부동의 심리적 자극재료이다. 그러나 나는 정신 신경증 환자들이 절대적으로 새로운 것, 그들만의 특유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어, 정상적인 다른 인간들과 극명하게 구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를 향한 그들의 애정어린 소원이나 적대적 소원은 대부분 어린이들의 정신 안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다만 그들의 경우 정도가 더 뚜렷하고 강하기 때문에 우리들 눈에 띈다고 보는 것이 훨씬 더 개연성이 있으며, 이는 이따금 정상적인 어린이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해주는 재료로써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이 전설의 강력하고 보편타당한 영향력은 지금 논의한 아동심리의 전제조건이 유사하게 보편 타당성을 가질 때에만 이해될 수 있다. 그것은 오이디푸스 왕 전설과 소포클레스가 지은 동명의 희곡이다.…

<오이디푸스 왕>이 당시 그리스인들 못지 않게 현대인들에게 충격을 주는 이유는 그리스비극의 효과가 운명과 인간의지 사이의 대립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 대립을 증명하는 소재의 특수성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할머니>를 비롯한 다른 운명 비극에서 그리는 내용은 자의적인 것으로 거부할 수 있는 반면, 오이디푸스에서는 우리 내면의 목소리가 운명이 강요하는 힘을 인정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에는 실제로 그럴 만한 계기가 내포되어 있다. 그의 운명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 될 수도 있고, 출생 전의 신탁이 우리에게도 똑같은 저주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에게 최초의 성적 자극을, 아버지에게 최초의 증오심과 폭력적 희망을 품는 운명을 짊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꿈은 그것이 사실이라고 우리를 설득시킨다. (김인순 옮김 <꿈의 해석>(열린책들)에서, 317~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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