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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봄이 할아버지 평화 스케치북

등록 2019-07-05 06:00수정 2019-07-05 19:48

봄이의 여행
이억배 글·그림/이야기꽃·1만5000원

분단의 상징이자 금단의 땅, 비무장지대에 봄이 올까? 이억배 작가는 9년 전 평화에 대한 상상을 펼쳤더랬다. 굳게 닫힌 비무장지대의 철문을 열어 젖혀 풀밭에 누워보는 것. 전작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꿈속 얘기만 같았다. ‘더는 전망대에 올라가 바라만 보지 않겠다’는 실향민 할아버지의 다짐은 메아리처럼 들렸고, 금단의 땅에서 사람들과 산짐승과 들짐승이 어우렁더우렁하는 모습은 ‘오래된 미래’의 이상향일 뿐이었다. 분단은 독자의 상상마저 방해하는 거대한 벽이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도 될까요?” 지난달 30일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땅을 밟았다. 깜짝 성사된 6·30 판문점 남·북·미 회동 및 북·미 정상회담은 66년간 굳건했던 경계를 허물고 비무장지대의 봄을 다시금 성큼 당겼다.

이야기꽃 제공
이야기꽃 제공

<봄이의 여행>은 ‘한반도 평화 그림책 시즌2’라 할 만하다. 비무장지대를 넘어 북녘땅에 가닿는다. 화가 할아버지는 손자 봄이를 데리고 팔도 장터 스케치 여행을 떠난다. 지리산 인월장에서 시작해 태인·공주·안성·양평·철원 장을 거쳐 닿은 곳은 디엠제트(DMZ)생명평화공원. 활짝 열린 철문과 서울, 평양, 백두산, 한라산 등이 공존하는 이정표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봄이와 할아버지의 모습이 더는 꿈만 같지 않다. 놀이판이 벌어진 금강산 아래 장마당, 뻥튀기 기계소리 시끌한 원산장, 스마트폰게임으로 북쪽 아이들과 통한 북청장. 사람 사는 맛이 나는 장터에는 경계가 없다. 내처 할아버지의 고향인 함북 경흥군 바닷가 마을까지 가는데….

전 생애 작품세계를 평가해 2년마다 수여하는 ‘2020년 국제안데르센상 후보작가’에 오른 이억배 작가는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을 그린 뒤로 책의 마지막 장면이 현실이 되길 바랐다. 봄이의 여행의 마지막 장면 또한 또렷한 현실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마지막 장면의 힌트는 두만강역발 기차를 기다리는 청년. 7살 이상.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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