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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치료의 권위 대신 치유의 힘을 믿어라

등록 2019-07-05 06:01수정 2019-07-05 19:43

환자 주도 치유 전략
웨인 조나스 지음, 추미란 옮김/동녘라이프·1만9800원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믿음이 배신당할 때가 있다. 암 선고를 받거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심각한 통증에 시달리거나 깊은 우울에 빠졌을 때 사람은 무너진다. 이때 현대의학은 최신 약물과 각종 수술 등을 통해 환자들에게 개입을 시도한다. 당연히, 전문적인 치료의 주도권은 의사가 지닌다.

30년 넘게 가정의학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미국의 과학자 웨인 조나스는 과연 서구의학의 관점에 부합하는 치료 행위만이 유용한 것인지 끊임없이 의심한다. 가령 신약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통용되는 ‘무작위 이중맹검 플라세보 통제실험’(환자와 의료진 모두 실제 약물 투여군과 속임약 투여군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실시하는 테스트)을 해보면 속임약의 효능이 입증되는 경우가 많다. 지은이는 속임약이 통하는 까닭은 투약행동에서 의미를 찾고 회복을 믿는 문화적 영향, 즉 ‘치유 의례’가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가 보기에 인간의 행복을 위해선 특정 통증 치료가 아니라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을 회복하기 위한 치유가 필요하다. 기존에 과학적이라고 신뢰받아온 ‘작고 특화된 것들의 과학’에 대한 맹신을 거두고, 약물치료뿐 아니라 침술·카이로프랙틱·마사지 같은 대체의학, 운동·식이요법·마음챙김 같은 자가치료가 더해진 통합의료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점술이나 기도에 의지하자는 건 절대 아니다. 육체, 행동, 교우관계, 영혼 등 여러 차원을 튼튼하게 연결시켜 내면의 치유력을 키우자는 합리적 주장이다. 몸은 마음의 집이요, 마음은 몸의 집. 그리고 그 집 전체가 ‘나’이므로.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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