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카를로 마크리·카롤리나 차노티 지음, 사코·발라리노 그림/내인생의책·2만원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 어울려 살고 있던 어딘가의 나라. 갑자기 왕이 신하에게 묻는다. “여봐라, 어쩌다 우리 왕국에 이토록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 살게 된 것이냐?” “폐하, 왕국이 이렇게 된 건 오래된 일이옵니다.” “짐은 다른 색깔의 사람들은 보고 싶지 않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어린이책 이야기 맞나, 싶을 정도로 요즘 이야기다. 그것도 최근 연일 국제뉴스를 장식하는 트럼프의 발언, 민주당의 유색인종 여성의원들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해 논란이 된 인종차별 발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책의 제목 역시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치고, 중남미 이민자들을 죽음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형국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나온 이 책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과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