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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영화는 질문한다 고로 존재한다

등록 2019-10-04 05:59수정 2019-10-04 20:40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이동진 영화평론집
이동진 지음/위즈덤하우스·3만9000원

90년대 중반 폭발했던 대중문화 담론이 사그라들고 영화 역시 많은 잡지들이 폐간되며 평론의 자리는 궁색해졌지만 이 상황에서도 이동진 평론가가 받는 지지는 단단하다. 그가 지닌 영화적 식견뿐 아니라 늘 쉽고 친화력 있는 언어로 대중에게 말 걸어 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는 놀랍게도 꾸준히 저술활동을 해온 저자의 첫번째 영화평론집이다. 그만큼 방대하고 꽉 차 있다. 그가 일간지 영화 기자로 일했던 1999년부터 2019년 현재 시점까지 개봉한 영화 214편에 대한 평론 208편을 944쪽의 분량에 눌러 담았다. 가장 앞에 놓여 있는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맨 뒷자리를 차지하는 영화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벨벳 골드마인>. 최근작부터 시간 역순으로 글을 배치했다.

수록작품에는 영화 20년사의 주요작들이 담겨 있지만 저자 개인의 관심과 애정이 이 목록을 만드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이 평론가가 특별히 아끼는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가운데서도 영화제 수상작이나 흥행작 대신 비교적 덜 알려진 <세번째 살인>이 포함돼 있다. 그는 미스터리 장르이면서 명쾌한 해결 대신 관객들에게 오히려 질문을 던지고 끝나는 이 영화의 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종결법은 그 자체로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 각자의 마음에서 영화가 다시 시작되게 하려는 제언처럼 여겨진다. 단 하나의 정답 같은 건 없을 것이다.” 이 말은 이 평론가가 생각하는, 그리고 화려한 쇼비즈니스의 세계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영화의 존재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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