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지음/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언젠가 내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신호가 더없이 ‘스위트’하게 느껴졌다면? 막연한 질문 앞에 각 장의 제목이 징검돌을 놓는다. 우선 ‘찾기 위해서는 떠나야 한다’(3장)고. 그러나 여행이 지닌 속성대로 ‘진로는 예측을 벗어나기도 한다’(11장). 그럼에도 어느 순간 ‘어둠 속에서도 날아오른다’(14장), 그때의 진심을 담은 마음이. 친구 사이인 여자 셋의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의 시작은 다소 장난스럽기도 하다. 3년 전 로미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은 사람을 찾아보자는 것. ‘양봉을 하는 사람’이라는 정보만 들고 제주로 간 로미와 하담, 차경은 ‘허니맨’을 찾는 과정에서 익숙한 사람이 낯설어지는 순간과 잘 알지 못했던 사람이 친밀한 존재로 다가오는 순간을 제각기 맛본다. 관계에서의 시행착오를 충분히 겪은 삼십 대 중반의 세 여자는 상대의 명백한 신호를 해독하는 데에도 조심스럽고, 한 번의 우연에 의미를 두진 않아도 그로 인한 파장은 분명히 인식하기도 한다. 섬에 상륙한 거대한 태풍 속에서 자신에게 “생생한 존재감을 남기는 사람”과 거리를 좁히는 순간도 맞는다. 태풍이 지나간 뒤 “어떤 바람이 불어올지 모른” 채.
<서칭 포 허니맨> 작가 박현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칭 포 허니맨> 작가 박현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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