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왕자-공주 도식을 깨는 ‘현대판 동화’
‘만화계 아카데미상’ 2관왕 빛나는 그래픽노블
‘만화계 아카데미상’ 2관왕 빛나는 그래픽노블
젠 왕 지음, 김지은 옮김/비룡소·1만6000원 마거릿 킹은 18세기 아일랜드 귀족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 그는 의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남자가 할 수 있는 일과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의 구분이 엄격했던 보수적 분위기가 그를 옥죄었다. 그러나 킹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남자 옷을 입고 대학에 들어갔고 훗날 어린이에 대한 가정 의학 책까지 써낸다. 남자의 옷이라 생각되는 옷을 여자가 입는 것 또는 여자의 옷을 남자가 입는 것을 크로스드레싱(cross-dressing)이라 한다. 크로스드레싱은 킹의 사례처럼 사회의 속박을 깨뜨리는 통쾌한 전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는 이런 크로스드레싱을 소재로 풀어낸 ‘현대판 동화’이다. 벨기에 왕자 세바스찬에게는 남들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다. 바로 여성의 드레스를 입을 때 강렬한 행복을 느낀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버지를 포함해 대대로 장군 출신임을 명예로 삼는 국왕 가문의 왕세자인 그에게 이 사실이 밝혀지는 것은 너무도 두려운 일이다. 어느날 세바스찬은 자신의 비밀을 공유할 만한 사람을 발견한다. 귀족 집안의 딸들이 모인 자리에서 도발적인 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에 세바스찬의 눈이 꽂힌 것이다. 그러나 세바스찬을 매혹한 것은 귀족 여성이 아니라 그 드레스를 만든 평민 신분의 말단 재봉사 프랜시스였다.
비룡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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