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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파란 아이 빨간 아이 그리고 노란 작은 꽃

등록 2020-03-20 06:00수정 2020-03-20 10:00

반달 제공
반달 제공

작은 꽃
김영경 글·그림/반달·1만9000원

그림책 <작은 꽃>은 ‘너에게’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러곤 별다른 설명 없이 파란 아이가 붉은 벽돌집을 쌓는 모습을 보여준다. 담이 높아질수록 아이의 몸도 커진다. 홀로 높은 탑 안에 머무는, 갇혀 있는 나날이 흘러가는데 어느 날 빨간 아이가 찾아온다. 빨간 아이가 들고 온 노란색 작은 꽃에 파란 아이는 흥미를 보이고 변화가 시작된다.

<작은 꽃>은 자신만의 ‘집’을 짓고 사는 개인과 개인의 거리를, 그리고 집이 ‘감옥’이 된 이들이 세상에 다시 나오는 순간을 포착하는 책이다. 파란 아이와 빨간 아이, 다양한 빛깔의 풍경이 어우러지며 무거운 주제를 쉽게 풀어낸다. 아이든 어른이든 자신에게만 집중하다 보면 주변과 멀어지고 나라는 자아는 한없이 커지게 마련이다. 벽돌을 쌓으며 점점 커지는 파란 아이는 우리의 모습일지 모른다. 그럴수록 타인과 말과 감정을 나누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책은 결국 ‘노란 작은 꽃’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나직이 말한다. 다른 이의 손짓에 관심을 갖고 손을 내밀며 서로를 알아가는 당연한 일을 피하지 말라고.

반달 제공
반달 제공

서로의 손을 잡은 파란 아이와 빨간 아이가 같이 다시 집을 짓고, 또 나란히 앉아 바라보는 풍경은 분명 이전과 다르다. 지은이는 작가의 말을 통해 “여러분의 ‘작은 꽃’도 삶을 전혀 다른 곳으로 이끌지 모릅니다”라며 자신의 책을 ‘작은 꽃’으로 건넨다고 책을 마무리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요즈음, 아이와 함께 책장을 넘기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끈은 끊어질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3살 이상.

이승준 <한겨레21>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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