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에 대한 노트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알렉산더 클루게 지음, 김수환·유운성 옮김/문학과지성사·1만2000원
아카이브 취향
아를레트 파르주 지음, 김정아 옮김/″·1만2000원
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
렘 콜하스·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임경규 옮김/″·1만1000원
“논쟁적인 주장을 펼치는 정치·사회·예술 에세이 혹은 작가들의 사유가 담긴 편지, 메모, 일기 등을 소개한다.”
문학과지성사가 새 인문사회 문고판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 시리즈엔 ‘채석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르크스의 <자본>을 영화화하려던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의 미완의 프로젝트에 훗날 알렉산더 클루게가 ‘상상의 채석장’이란 이름을 붙인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리즈 이름이 암시하듯 수록하는 텍스트들은 잘 세공된 완성품보다는 투박하고 거친 원석 조각들에 가깝다. 정련된 에세이나 논문으로 거듭나기 전 사유의 파편을 모아놓은 창작 메모나 연구노트 정도라고 할까.
이번에 나온 시리즈 1차분은 <‘자본’에 대한 노트>(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 알렉산더 클루게) <아카이브 취향>(아를레트 파르주) <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렘 콜하스, 프레드릭 제임슨) 세 권이다. <‘자본’에…>는 예이젠시테인의 작업노트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데올로기적 고대로부터 온 소식>이란 영화를 만들 클루게가 이 작품을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하기 위해 제작한 팸플릿을 소개한다. <아카이브…>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를 연구한 프랑스 역사학자 아를레트 파르주의 단편집으로, 진실의 작은 조각들 사이에서 동시대 인민의 삶을 길어올리는 아카이브 작업의 매력과 연구자의 자화상 등을 다룬 다섯 편의 에세이를 담았다. <정크스페이스…>에는 네덜란드 출신 건축가 렘 콜하스가 도시적 삶에 대해 쓴 묵시론적 에세이와, 그의 사유 안에서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탐문하려 했던 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가 프레드릭 제임슨의 비평을 함께 묶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