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중국사 진·한: 최초의 중화제국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지음, 김우영 옮김/너머북스·3만원
하버드대학교 출판부가 펴낸 중국사 시리즈의 6권이 완역됐다. 중국의 원형을 만든 진·한 시대를 다룬 <초기 중국 제국들: 진과 한>(원제)이 <하버드 중국사 진·한: 최초의 중화 제국>이란 제목으로 옮겨져 마지막을 장식했다. 앞서 나온 5권은 남·북조, 당, 송, 원·명, 청을 다뤘다.
하버드 중국사 시리즈는 서양이 보는 동양, 특히 중국에 대한 프리즘인 경외와 오리엔탈리즘에서 서양 사학계가 얼마나 멀어지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이 시리즈의 책임편집을 맡은 캐나다 브리시티컬럼비아대의 티모시 브룩 교수는 “서구의 문화적 관념과 그 역사적 유산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나, 우리는 그런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은 채 유럽 중심주의를 해체하는 작업을 수행해왔다”고 이 책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진·한 시기를 쓴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어떻게 진·한 시대를 거치며 중국이 제국이 됐고, 제국들이 명멸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진이 중국이라는 집에서 기초와 뼈대를 만들었다면, 한은 거기에 내장 등 마무리를 했다. 전제 군주, 중앙집권체제와 관료제, 그리고 진·한 시대와 그 전후의 이민족은 중국을 구성하는 핵심들이다. 진의 부상과 몰락이 엄격하고 잔인한 법률 때문이라는 기존의 통념은 한이 자신들의 건국을 정당화하려는 이데올로기일 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진이라는 최초의 제국 성립이, 국가의 에너지와 부가 국익보다는 사익을 위해 일할 잘나가는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 전쟁이 선택될 수밖에 없었다고 갈파한다. 이는 결국 진으로 시작된 제국의 성립과 몰락의 키워드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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