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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파타고니아와 메이데이 사이

등록 2020-05-01 06:01수정 2020-05-01 15:41

[책&생각] 책거리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1960년대 초 주한미군 복무중에 북한산 인수봉 바윗길(쉬나드 A, B)을 낸 세계적 등반가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거벽등반의 황금시대를 개척한 이들 중 한 명인 그는 ‘깨끗한 등반’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익을 내고 환경을 위해 쓴다’는 철학을 가진 파타고니아는 유기농·친환경 재료와 공정무역을 지향하죠. ‘아웃도어계의 구찌’라 불릴 만큼 만만치 않은 가격이긴 합니다.

기업인 쉬나드의 60년 경영 철학을 담은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의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한국에서는 2007년 초판이 나왔다가 절판되었고 이번 책은 2016년판을 옮긴 것입니다. 개정판 서문을 쓴 나오미 클라인은 슈퍼브랜드를 비판한 책 <노 로고>, 공공영역 민영화로 초래할 재앙을 경고한 <쇼크 독트린>을 쓴 것으로 유명한 사회비평 작가입니다. 그는 쉬나드의 이야기가 끝없는 성장을 요구하는 시장과 휴식을 바라는 지구 사이 팽팽한 긴장을 해결하려는 시도라며 높이 평가합니다. 옷 장사를 하면서 옷 구입을 말리는 역설을 보여주는 파타고니아는, 이처럼 ‘녹색’ 기업의 진심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노동절인 오늘, 피터 라인보우의 책 <메이데이>를 한번 볼까요.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은이는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오른다”고 한 산악인 조지 맬러리의 말을 강하게 비판합니다. 맬러리는 1924년 에베레스트 산에서 실족사했고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은 1999년 5월1일 메이데이에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제국주의자 인간이자 에베레스트의 정복자, 그러나 정복자들은 신의 고향을 하수구로 바꿔버린다.” 라인보우는 독하게 말합니다. 친환경 브랜드를 입고 산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과 신의 고향을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는 이성 사이, 딜레마에 빠진 저는 한동안 방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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