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 정말 내가 고른 걸까?”라는 질문에 물음표가 세 개쯤 머릿속에 떠올랐다. 매일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먹고 마시는 데엔 ‘당연히’ 나의 의지가 반영돼 있는 게 아니었나. 그러나 지은이 최홍규는 안에 담긴 먹을 것보다 포장에 그려진 캐릭터를 보고서 부모에게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어른에게서도 별반 다르지 않게 나타난다는 것을 <푸드 초이스>에서 보여준다. “우리는 혀로 느껴야 할 음식을 정작 보여지고 느껴지는 이미지에 의지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책은 유명인을 닮고 싶은 마음이 투영돼 그들을 광고 모델로 앞세운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코카콜라’가 재해석한 산타클로스의 이미지가 굳어진 과정이나 태풍을 견뎌낸 사과가 입시 때 합격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일 등 먹을거리에 결합된 스토리텔링에 주목하기도 한다. ‘켈로그’나 ‘케이에프시’의 친숙한 캐릭터가 음식을 선택하는 데 끼치는 위력도 새삼 실감케 한다. “특정한 음식을 선택하는 데 개입하는 요소들”을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피며, 무의식적인 행동에도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가 개입하고” 있음을 책은 말해준다.
지은이는 미디어나 커뮤니케이션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짚어내지만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내는 데만 치중하지 않는다. 무심코 한 자신의 선택 이면을 폭넓게 인식하게 하며 독자들이 “음식 본연의 맛과 영양을 잊지 않고 음식을 선택하는” 노력을 해나가기를 바랐다. 제2회 방송대 출판문화원 도서원고 공모 교양부문 우수상 당선작으로, 음식을 둘러싼 활기찬 탐색이 읽는 재미를 준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