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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생 문인들은 한글사수 항전세대이자 이념의 행동대”

등록 2020-06-08 18:54수정 2020-06-09 02:34

올 탄생 100년 문인 기념문학제
18~19일 교보빌딩·공간산책서
조지훈 이범선 조연현 등 11명
“한국문학 구축에 역동적 역할”
한국작가회의·대산문화재단 주최
1920년에 태어나 올해로 탄생 100년을 맞은 문인들을 기리는 문학제가 열린다.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상국)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공동 주관하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가 오는 18~19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과 경의선책거리 2층 공간산책에서 열린다.

‘인간탐구, 전통과 실존을 가로질러’라는 큰 주제 아래 펼쳐지는 올해 행사의 대상 작가는 소설가 곽하신·김준성·이범선과 시인 김상옥·이동주·조지훈·한하운, 수필가 김태길·김형석·안병욱 그리고 문학평론가 조연현으로 모두 11명이다.

조지훈 시인
조지훈 시인

조연현 문학평론가
조연현 문학평론가

이범선 소설가
이범선 소설가

올 행사의 기획위원장인 소설가 방현석 교수(중앙대 문창과)는 8일 낮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20년생 문인들은 3·1운동 이듬해에 태어나 대부분 10대 후반이나 말에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이 무렵은 일제가 한글 사용을 금지시킨 엄혹한 시기였는데 이들은 한국어로 글을 씀으로써 민족의 전통을 지키려 애썼다는 점에서 ‘한글 사수 항전세대’로 명명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방 이후 이들은 문단의 신진 세대로서 좌우 양쪽에서 일종의 행동대 구실을 하기도 했으며 해방과 전쟁 뒤 한국 문학을 새롭게 구축하는 데에 가장 역동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문학제는 18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으로 문을 연다. 방현석 교수의 총론을 시작으로 이재복, 오형엽, 장이지, 이수형, 김양선, 이경수, 정종현, 박숙자 등 연구자들이 1920년생 작가 11명에 대해 발표한다. 19일 저녁 7시 경의선책거리 2층 공간산책에서는 ‘백 년 동안의 낭독’이라는 이름으로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린다. 이범근, 김수은, 최지인, 이태형, 이현호 등 한국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 소속 문인들이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낭독한다. 심포지엄은 350석 규모 행사장에 세션별로 유족과 발제자 등 30명 이하의 인원만 참석해 행사를 진행하되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문학의 밤 행사도 소수의 사전 신청자만 입장하도록 하고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사전 신청 방법 등은 대산문화재단 누리집(daesa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7일 한양대에서는 한국시학회와 공동 주최로 ‘탄생 100주년 시인, 시비평가 기념 학술대회’가 열려 김상옥·이동주·조지훈·한하운 시인과 비평가 조연현을 재조명한다.

김상옥 시인
김상옥 시인

김형석 수필가
김형석 수필가

이동주 시인
이동주 시인

올해 기념하는 주인공 가운데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유일하게 생존 문인이다. 김형석 교수와 김태길·안병욱 세 철학자는 1960~70년대에 숱한 베스트셀러 에세이의 작가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박숙자 서강대 전인교육원 교수는 16일 심포지엄을 위해 작성한 발표문에서 “김형석이 ‘한 인간의 이야기’를 강조하며 같이 살아나갈 가족과 이웃의 온정을 윤리로 삼는다면 안병욱은 ‘우리의 이야기’를 강조하며 미래를 위한 현재를 이야기한다. 또 김태길은 직접 경험한 것이든 목격한 것이든 하나의 사건을 세세하게 묘사하면서 장면을 드러낸 후, 이를 통해 동시대의 단면을 객관적으로 그려낸다”며 “수필은 1960년대 전후를 거쳐 수많은 개인들의 사연과 기억을 공론장에 기입하는 글쓰기였다. 대중의 언어가 발견되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철학자의 언어는 시민윤리의 가능성을 제고하며 수필의 외연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한국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은 2001년부터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함께 치러 오고 있다. 신현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문학관의 차이, 문학사를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 친일이나 월북 같은 정치적 차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근대 문인들이 선택 또는 배제되었던 데에서 벗어나 작가들의 문학적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통합과 포용의 문학사를 지향한다는 데에 이 문학제의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학인들은 시인 김수영·김종삼·조병화, 소설가 이병주·장용학·유주현, 평론가 장덕순 등이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대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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