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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셜록 홈스’는 왜 죽어야 했나

등록 2020-06-12 06:01수정 2020-06-12 09:59

코넌 도일
이다혜 지음/아르테·1만8800원

‘미키마우스와 산타클로스 말고는 필적할 캐릭터가 없다’고 평가받는 이야기 속 인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영화화된 시리즈의 주인공. 실존하지 않았으나 그 어떤 실존 인물 못지 않게 많은 동상과 흔적과 유물을 곳곳에 남긴 인물. 셜록 홈스다. 마지막 장편 <공포의 계곡>(1903)을 낸 지 110년이 더 지났지만 여전히 전세계 추리소설 팬들을 열광시키는 홈스의 창조자 코넌 도일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나왔다.

“어린아이들에게는 (공룡에 빠져드는) ‘공룡기’가 있다고 한다. 세상 모든 독서가들에게는 ‘셜록 홈스기’가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아동문고판 탐닉으로 시작된 열독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 런던, 에든버러, 홈스가 죽음을 맞이한 스위스 마이링겐 등 홈스 성지 순례에 나섰던 저자의 말을 부정할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책은 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기대를 넘어선 홈스의 성공으로 인해 “그의 명성이 피곤하다”고 짓눌린 도일이 어떻게 홈스의 죽음을 설계하게 되었는지, 마침내 홈스를 폭포 아래로 떨어뜨린 <마지막 사건>으로 ‘멘붕’이 온 독자들에게 항의와 협박을 받으며 “실제 사람을 죽였어도 이렇게까지 욕먹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회고하는 일화 등이 빅토리아 후기 당시의 시대상과 엮이며 독자들을 홈스 월드로 안내한다.

작품적 성취 이외에 도일의 사생활이나 심령술에 매달렸던 노후 등에 저자의 시각을 담아 해석한 지점도 눈에 띈다. “신사적 태도를 지닌 탐정을 만들어낸 작가가 (훗날 외도를 하면서) 아내에 대한 충실함을 과장되고 거짓되게 표현하는 데 거리낌 없었다는 것에 더 놀랐다”는 저자의 견해는 19세기의 소설가가 21세기의 평자와 만나 공명하는 지점이라 흥미롭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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