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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책포럼’ 17일 출범…“진보개혁 싱크탱크로”

등록 2006-01-13 18:26수정 2006-01-13 18:31

좋은정책포럼은 구체적 정책대안으로 한국형 제3의 길을 모색하는 전문가 집단을 표방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정책이 있어야, 양극화 등 한국 사회 현안을 제대로 풀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여기에 깔려 있다. 사진은 ‘양동 쪽방골목’으로 불리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동 한 골목에서 홀로 사는 노인이 빨래를 하고 있는 모습. 탁기형 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좋은정책포럼은 구체적 정책대안으로 한국형 제3의 길을 모색하는 전문가 집단을 표방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정책이 있어야, 양극화 등 한국 사회 현안을 제대로 풀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여기에 깔려 있다. 사진은 ‘양동 쪽방골목’으로 불리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동 한 골목에서 홀로 사는 노인이 빨래를 하고 있는 모습.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한국형 제3의길 모색”
‘좋은정책포럼’(공동준비위원장 임혁백 고려대 교수·김형기 경북대 교수)이 오는 17일 출범한다. 17일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 언론재단회관에서 창립대회를 연다. ‘지속가능한 진보를 위한 새로운 정책패러다임’을 주제삼은 심포지엄도 뒤이어 열린다.

여섯달의 준비과정 끝에 탄생한 좋은정책포럼은 진보개혁진영의 싱크탱크를 지향하고 있다. 각 전공별·지역별 책임을 맡은 100여명의 학자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굳이 구분하자면 ‘정통 좌파’와는 다소 거리를 둔 진보성향의 지식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좋은정책포럼은 앞으로 한국 지식사회의 지형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념적으로 보자면 ‘한국형 제3의 길’을 모색하려는 데 큰 뜻을 모았다. 유럽 사민주의를 한국 현실에 맞게 변형·적용하려는 노력이다. 이는 그동안 지식 사회 저변에서 일정한 공감을 형성해왔다. 좋은정책포럼은 이런 지향을 공개적·본격적·조직적으로 선언한 사상 첫 지식인 집단으로 평가된다.

<한겨레>가 미리 구한 창립선언문에는 이 포럼의 지향이 드러나 있다. 좋은정책포럼은 스스로를 ‘지속가능한 진보’라고 부른다. “참여·연대·생태라는 기본가치를 지향하면서 분권·혁신·통합의 정책을 펴는 것”이 그 핵심이다. 나아가 “기존의 사회민주주의와 현재의 신자유주의를 넘어서고, 국내적으로는 개발독재모델까지 극복하는 ‘대안적 발전모델’을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대안적 발전모델은 공공성·기회균등·평등이 실현되는‘공정한 시장경제’의 다른 표현이다. 포럼은 선언문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의 실현을 위해 시장의 역동성을 억누르지 않는 범위 안에서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시민사회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구현할 핵심 수단은 사회대타협이다. “노·사·정·민이 대등하게 참여·대화하는 가운데 맺어지는 사회적 협약을 통해 경제사회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그 실체다. 나아가 이런 지향에 동의하는 일체의 실천 주체를 ‘대안적 발전 연합’이라 부르고 있다.

지속 가능한 진보 위하여 학자 100명 발기인 참여
“사회 대타협 이끌어내 공정한 시장경제 실현”

참여 인사들의 면면은 선언에 무게를 더한다. 사회 각 분야의 진보개혁성향 전문가 상당수를 아우르고 있다. 정치·경제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로는 고유환(동국대·통일), 김균(고려대·경제), 류동민(충남대·경제), 박진도(충남대·농업), 임경순(포항공대·과학기술), 정해구(성공회대·정치) 교수 등이 있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김동민(한일장신대·미디어), 신광영(중앙대·노동), 심광현(한국종합예술대·문화), 임현진(서울대·사회), 조명래(단국대·환경), 홍덕률(대구대·교육) 교수 등이 참여했다.


각 정책분야 책임자 외에도 전국 광역 책임자도 정했다. 김종한(경성대·부산), 김규원(경북대·대구), 박광서(전남대·광주) 교수 등 10여명이 각 광역 시·도를 대표한다. 김형기 준비위원장은 “지방분권운동을 벌이던 학자 집단과 정책 전문가 집단이 화학적으로 융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좋은정책포럼을 주목하는 이유는 진보성향 명망가들의 ‘사랑방’이 생겼다는 데 있지 않다. 100여명 이상의 지식인들이 구체적 정책 담론 형성을 벼르고 있다. 구체적·제도적 대안에 대한 진보진영의 고민을 선도하겠다는 야심까지 엿보인다. 발기인들은 창립선언문에서 “대안적 정책들을 공론화하고 주요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정책전문가·정책당국자·정책이해관계자·국민을 연결하는 개방적 정책 네트워크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환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의 실현을 통해 빠른 시일 안에 선진국에 진입하는 데 헌신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활동이 ‘제3의 지식인 운동’으로 번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개별 정파에 휩쓸리지 않고 정책공론화 앞장”

‘좋은정책포럼’ 공동준비위원장 김형기 교수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임혁백 고려대 교수와 함께 ‘좋은정책포럼’의 산파 구실을 했다.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았고 초대 공동대표로 계속 일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정치적 편향’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일축했다. “민주개혁세력의 역사적 성공에 기여하고자 하지만, 개별 정파에 대해선 철저한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의 역할은 ‘정책 제공’이 아니라 ‘정책 공론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지난해 초, 몇몇 교수들을 중심으로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을 평가하는 모임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참여 정부의 좋은 정책들까지도 공론화 과정이 취약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회갈등을 줄여야 하는 정책이 오히려 갈등을 낳는 방식으로 역할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한 세대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에서 한국 사회의 대전환과 관련된 정책을 만들어 사회적으로 공론화시켜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됐다. 여기에 동의하는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꾸준히 참여자들을 구했다.

­‘지속가능한 진보’, ‘대안적 발전연합’ 등을 제안했는데.

= 작년 6월 이후 10여차례 준비모임을 하면서 이 포럼이 기존의 여러 시도들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다. 우리는 개발독재시절의 발전모델과 현재의 신자유주의를 동시에 넘어서려 한다. 크게 보자면 종래의 사민주의를 지양하는 맥락에서 유럽에서 실험됐던 ‘제3의 길’을 한국에 적용하려는 모색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보의 개념, 진보의 새로운 가치에 대한 제안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진보’는 이런 지향을 표현한 것이다.

­포럼을 주도한 두 교수님들이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에 참여한 전력을 들어, 이 포럼의 정치성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는데.

= 우리는 하나의 정부보다 더 긴 역사적 차원을 보려 한다. 스스로를 민주개혁 그룹의 싱크탱크로 생각하지만, 특정 정파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이다. 일부의 우려에 대해선 실제 이 포럼이 생산할 정책 콘텐츠를 통해 답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과연 새로운 진보가 무엇인지에 대한 모색이다.

­개방적 정책 네트워크를 지향한다고 했는데.

= 특정 정책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를 미리 재단하지 않고, 국민의 실생활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은 정책이라는 관점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정책을 포함해 사회대타협·교육·연금·국제관계·북한인권 등 세분화된 각 영역별 정책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면서 새로운 정책대안과 논쟁점을 제시할 계획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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