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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인간은 늙지 않는다 병들어갈 뿐

등록 2020-07-31 05:00수정 2020-07-31 10:22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이한음 옮김/부키·2만2000원

”산소호흡기와 온갖 약물, 엉덩뼈 골절과 기저귀,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수술 또 수술, 그리고 의료비.” 노화와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가 떠올리는 것들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우리의 삶을 길고 윤택하게 바꿔줄 것만 같았던 의료기술은 우리 삶을 길고 고통스럽게 연장했다.

존엄한 죽음, 평온한 노년은 누구나 바라지만 ‘노화’ 자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지금까지의 기본 전제였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전제에 반기를 든다. 심장병, 치매 같은 질병이 노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 “노화 자체가 질병”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곧 노화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유전학 교수이자 사업가이기도 한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자신만의 노화가설인 “후성유전 정보 상실”을 소개한다. 끊임없이 손상되는 디엔에이(DNA)를 복구하는 후성유전 인자가 복구 이후 원래의 유전체로 돌아가지 않으면 진행되는 정보 상실이 세포의 기능 이상을 일으킨다는 가설로, 저자가 제시하는 노화의 기제다.

이 어려운 설명을 굳이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렇다면 노화를 어떻게 멈출 수 있냐는 의문. 저자는 노화를 예방하는 생활습관부터 각종 장수약, 그리고 근미래에 가능해질 첨단 기술까지 알려준다. 나아가 이러한 과학적 성과들을 토대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113년’으로 늘 것이며 150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숫자가 독자들에게 희망을 줄지 절망을 줄지는 알 수 없지만 ‘노화’를 지구 중력과 같은 진리로 받아들이며 사실상 현대의술이 방치하고 외면했던 노화 또는 노인의학의 영역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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