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4연임’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치솟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 도쿄 올림픽 연기, 측근 비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은 회복하기 힘든 수준까지 떨어졌다. 임기(내년 9월)를 채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의 내일>은 ‘포스트 아베’ 물망에 오른 8명과 아베 총리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이 어떤 정치인이고, 일본을 어떻게 끌고 갈지 판단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겼다. 올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는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 중 한명이다. 당내 세력이 약해 2012년, 2018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에게 번번이 졌지만, 이번만큼은 분위기가 다르다. 이시바가 쓴 저서와 대담집을 분석한 점이 흥미롭다. 청년층 재분배, 규제완화, 연금제도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구체적 정책까지 소개돼 있다.
이 밖에 총리 후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아베 정부 대변인을 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아베가 직접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은 기시다 후미오 등 ‘포스트 아베’ 후보군들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말과 글을 통해 정치적 성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래프로 정리한 것은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장파 정치학자인 저자는 “정치인을 대할 때 캐릭터나 이미지로만 판단하지 않느냐”며 “그들의 다양한 말과 글을 꼼꼼히 분석해 의견, 비전, 정책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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