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우리’ ‘희망’을 갖자는 말

등록 2020-09-11 04:59

[책&생각] 책거리

‘우리’라는 말은 가끔 배타적이고, ‘희망’ 같은 말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단어가 요즘처럼 뜨겁게 쓰인 적도 없다 싶습니다.

마사 누스바움의 새 책 <타인에 대한 연민>을 보면,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현대 페미니스트 철학자 케이트 만에 이르기까지 서구의 지성사를 통째로 쏟아부어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누스바움은 타인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 거부감을 ‘타고난 감정’으로 환원시키는 것과 ‘어차피 가치 없다’는 식의 냉소주의를 경계합니다. “우리를 좌절시키는 사람들을 괴물이나 절대악으로 보지 않고, 느끼고 생각하는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호프 자런의 새 책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에도 ‘우리’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우리가 잡은 생명, 우리가 태운 나무, 우리가 먹다버린 음식들… 녹아내리는 빙하를 보면 ‘지구의 비명’이란 말이 비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한 부분이다.” 그는 기후변화에 확신을 갖는 사람이라고 해도 논쟁하는 반대편보다 훨씬 더 많이 지구를 망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두 사람은 ‘우리’가 어떻게 ‘희망’을 가질지 설명합니다. 누스바움은 희망이 사실은 “선택의 문제”이고 “현실적인 습관”이라고 말합니다. 자런은 “희망을 가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게으른 허무주의와 게으른 희망에 유혹당해선 안 되고 당장 취해야 할 행동부터 찾아보자는 제안입니다. 학술면에 소개한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에서 이승종 연세대 철학과 교수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골방에 틀어박힌 철학적 사유만으로는 결코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삶 속에서 실천하는 길(도)만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이죠.

이유진 책지성팀장 fr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디즈니+강풀, ‘무빙 시즌2’ 제작 공식 발표 1.

디즈니+강풀, ‘무빙 시즌2’ 제작 공식 발표

“우리 세대의 일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 2.

“우리 세대의 일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

내 취향에 맞는 우리동네 책방, 직접 찾아보세요 3.

내 취향에 맞는 우리동네 책방, 직접 찾아보세요

우울한 20돌…‘리움’다운 전시가 안 보인다 4.

우울한 20돌…‘리움’다운 전시가 안 보인다

‘국민화가’ 박수근 손자가 그린…그림이 된 그림자 5.

‘국민화가’ 박수근 손자가 그린…그림이 된 그림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