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언: 기독교는 어떻게 서양의 세계관을 지배하게 되었는가
톰 홀랜드 지음, 이종인 옮김/책과함께·4만3000원
인류 문명에서 가장 강고하게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은 단연 기독교이다. 2천년 전 팔레스타인 땅에서 당시로는 가장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형벌인 십자가형을 당한 예수라는 “범죄자의 처형을 바탕으로 발흥한 종교”가 서양 문명을 2천년 동안 계속 석권하고 전 세계에 여전히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설가 출신 역사 저술가인 영국의 톰 홀랜드는 예수 그리고 그의 죽음에 바탕해 바울 등 사도들이 퍼뜨린 전복적인 이데올로기를 살핀다. “하느님의 아들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났고, 노예의 죽음을 선고받은 사실은 거만하기 짝이 없는 군주에게도 깊은 생각을 안겨줬고, 기독교 내부에 절실하고 획기적인 생각을 심어 놓았다.” “하느님이 강자보다는 약자에게 더 가깝고, 부자보다는 가난한 자를 더 아낀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기독교는 이런 꼴찌와 첫째의 전복을 전파하면서 포교에 성공했고, 예수를 처형하고 기독교를 박해한 로마 제국을 집어삼키면서, 이를 구현했다. 1601년 로마 가톨릭교회가 천민들이 세운 종교임을 보여주는 그림을 로마교회에 설치했다. 기독교는 유럽에서 사회의 기존질서와 지배층을 옹호하는 도구가 될 때도 이런 전복의 이데올로기를 부인할 수 없었다. 이는 기독교 세계관을 부인하는 근대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홀랜드는 기독교가 탄생하기 전인 아테네 및 팔레스타인 땅을 시작으로 모두 21개의 역사적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통해, 범죄자의 처형에 바탕한 종교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영향력을 지속하는지 답하려 한다. 바울의 선교, 이단과의 투쟁, 종교개혁, 비틀스의 대중문화 혁명, 그리고 유럽의 난민 위기 및 테러와의 전쟁도 기독교가 만든 세계관의 틀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그는 역설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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