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책거리
가뜩이나 알 수 없는 미래가 더욱 불확실해졌다고, 내년을 전망하는 미래서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연 <2021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북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대표 편저자인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을 전망하는 키워드를 ‘진퇴양난’으로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영향 속에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디지털화, 탈세계화, 큰 정부라는 세 가지 흐름과 언택트 비즈니스, 재택 중심 생활이 이어질 것이라고도 내다봤습니다. 1980년에서 1994년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MZ세대’가 기업구성원의 60%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업무 방식이 ‘스마트 워크’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종이 문화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25일까지 여는 2020서울국제도서전은 온오프라인 행사를 동시에 진행중입니다. 2017년 참가자 20만명이 넘는 ‘홈런’을 쳤던 서울국제도서전은 코로나 탓에 규모를 대폭 축소했으며 행사장은 전보다 훨씬 한산했습니다. 책 시장 주요 소비자인 20~30대 여성들을 비롯해 MZ세대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데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말이죠. 전처럼 북적북적한 활기와 경쾌한 소란은 없었지만 전국 어디서나 중요한 강연을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다는 건 이점으로 보였습니다.
‘다이내믹 코리아’를 자부하며 분주했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차분해진 요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싶지만, 시대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두렵기도 합니다. 눈앞으로 바짝 다가선 문화충격이 필연적일지라도 ‘언택트 시대의 컨택트’를 상상하며 여전히 연결을 꿈꿔봅니다. <한겨레> 책면도 책과 생각을 잇는 고리가 되고 싶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유진 책지성팀장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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