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민음사·1만6000원 45억년 지구 역사에서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 공룡이 죽은 한 차례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멸종의 원인은 기후변화였다. 가장 치명적인 대멸종은 2억5천만년 전 일어났는데, 화산 폭발로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해양 온도가 약 10도 오른 탓이었다. 당시 해양생물의 96%와 육지생물의 70%가 사라졌다. 오늘날 인류는, 당시 대멸종이 진행되는 동안 화산이 쏟아낸 것보다 10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쏟아내고 있다. 대략 1만2천년 전 농경을 시작한 이래 인류는, 모든 야생 포유동물의 83%와 식물의 절반을 없애버렸다. 현재 지구상 모든 포유동물의 60%는 식용으로 키워진다. 전 세계엔 지구 상의 모든 날짐승을 합친 것보다 많은 230억마리의 닭이 있는데, 해마다 650억마리를 인간이 먹어치운다. 소들로만 이뤄진 나라가 있다면 이 나라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에서 3위를 차지할 것이다. 아마존 벌목의 91%가 이 축산업 때문이며, 숲을 파괴하는 일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배수구를 막는 행위나 다름없다. 이 모든 일을 저지른 인류의 숫자는 10억명에 이르는 데에 20만년이 걸렸지만, 다시 현재의 70억명 수준이 되기까지 20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한때 그 영역이 약 500만㎢에 이르렀고, 전 세계 인구의 20% 이상을 아울렀던, 이 행성 지구와 마찬가지로 사라질 날이 오리라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로마제국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스티븐 호킹은 “인간은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유언처럼 말했다. 이 기사는 이 책 <우리가 날씨다>의 본문에서 발췌한 문장을 재조합해 만들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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