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등록 2020-11-20 05:00수정 2020-11-20 09:18

[책&생각] 책거리

이 책, 저 책을 다 들춰봐도 가장 고귀한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있기에 사회가 있고, 사회는 사람을 위해 존재합니다. 사회 자리에 어떤 낱말을 넣어도 뜻이 통하고 말이 됩니다.

사람의 사람다운 삶을 위해 자본주의의 미래를 고민하고, 정신질환자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고 외치고, 여성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바로잡으려 하고, 하늘로 치솟는 아파트값에 치이는 현실을 통탄하고, 생태계와 더불어 살아갈 방안을 성찰하는 거겠죠. 온 세계에 누구 하나 동의하지 못할 바가 없을 거라고, 저는 여깁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은, 먹고살기 위해 일하다 다치고 죽는 부조리하기 그지 없는 문제조차 우리 사회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첫 단추와 다름 없는 입법 약속조차 정부·여당이 지키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저는 문득, 대형항공사 두 곳의 합병 움직임을 보며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재벌이 먼저이고, 재벌기업이 먼저이고 재벌 회장이 먼저이며, 결국은 돈이 먼저라는 사실을요. 돈을 위해서는, 사람은 나중이라는, 슬픈 사실을 말이죠. 돈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은 돈은 돈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책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 발견합니다. 책을 짓고 글을 읽는 행위는, 내가 사람임을 거듭 확인하고 당신도 사람이라고 외치는 일입니다. 당신이 사람답게 살아야 나 역시 진정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 책을 통해 이뤄집니다. 그러니 계속 읽고 쓰며 함께 살아가야겠죠.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회에 살아가기 위해서.

김진철 책지성팀장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디즈니+강풀, ‘무빙 시즌2’ 제작 공식 발표 1.

디즈니+강풀, ‘무빙 시즌2’ 제작 공식 발표

‘국민화가’ 박수근 손자가 그린…그림이 된 그림자 2.

‘국민화가’ 박수근 손자가 그린…그림이 된 그림자

“우리 세대의 일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 3.

“우리 세대의 일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

우울한 20돌…‘리움’다운 전시가 안 보인다 4.

우울한 20돌…‘리움’다운 전시가 안 보인다

눈 뭉치처럼 희고 토실한 함평 ‘돼지비계 비빔밥’…반드럽고 담백하네 5.

눈 뭉치처럼 희고 토실한 함평 ‘돼지비계 비빔밥’…반드럽고 담백하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