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번 써봅시다
장강명 글, 이내 그림/한겨레출판·1만5000원
“작가는 아무나 할 수 있다. 바이올린, 바둑, 방송 댄스야말로 아무나 하면 안된다.” <책 한번 써봅시다>는 ‘쓰기’의 무게부터 훌쩍 덜고 시작한다. 남들은 쉽다던 취미 활동에 처참히 무너져 본 자, 글쓰기는 어떤가? “내가 써도 이것보단 낫겠다!”며 읽던 책을 집어던져봤다면, 당신은 이미 작가의 길에 한 발 들여놓았다.
배우자가 응원하는 취미인 건 덤이다. “남편 취미가 소설 쓰기라니, 얼마나 바람직해. 주말이면 조용히 방에서 노트북 두드리고. 술 마시고 도박하는 게 취미인 것보다 백 배, 천 배 낫지.” ‘글쓰기에 재능이 없어보여’ 남편의 등단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장 작가의 아내 말이다.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장강명은 건설사를 다니다 기자로 전직해 기자생활 11년만에 등단했다. 그가 쓴 예비작가를 위한 입문서 <책 한번 써봅시다>엔 “‘문단들이 스스로 어떻게 배치되고 싶어하는지 알아내라’ 같은 뜬구름 잡는” 조언이나 걸핏하면 자기 일상으로 빠져드는 일이 없다. ‘짱 센 불투명 드래곤의 싸움’을 읽을 만한 소설 플롯으로 개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줄 뿐이다.
유머보다 속도감이 장점이라 자평하지만 씹을수록 웃긴 그의 글은 <한겨레> 토요판 연재 당시에도 디지털 편집자가 믿고 거는 꼭지였다. 24장 중 9~13장은 에세이, 14~18장은 소설, 19~21장은 논픽션 작법에 집중했다. ‘짧으니 멋 부리지 마라’(칼럼 잘 쓰는 법), 소설 소재를 어디에서 찾는가 등 예비 작가들이 궁금해 할 만한 이야기를 꽉꽉 담은 부록 여섯편은 책에만 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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