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휴먼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김보은 욺김/베리북·1만8800원
데이브 아스프리는 ‘방탄커피’라고 알려진 고지방 커피를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사업가다. 총도 막을 수 있다는 방탄커피는 커피의 카페인과 버터, 코코넛 오일 등의 고칼로리가 합쳐져 신체와 두뇌활동에 극강의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개발됐다. 물론 그 효과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적이다.
아스프리는 스스로를 일개 커피 개발자가 아니라 ‘바이오해커’라고 규정한다. ‘전문 연구기관에 속하지 않은 채 생명과학 연구활동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바이오해커는 논문을 찾고 직접 약을 실험해보면서 전문가들이 알려주지 않는 의학 정보들을 대중에게 공유한다. 이 책 역시 어린 시절부터 비만과 관절염 등 각종 질환과 인지장애 등으로 고통받던 그가 치료를 위해 공부한 의학정보와 동서양을 막론한 수많은 약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노화 예방지침이다. 그는 우리를 고통에 빠지게 하는 모든 병들은 결국 노화의 지표라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각종 질환을 예방함으로써 노화를 막고 180살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다른 노화관련서들과 가장 다른 점은, 본인이 수많은 건강보조제와 요법들을 짧게는 1~2년, 길게는 20년씩 직접 체험한 결과를 기술했다는 점이다. 그가 머리를 좋게 하기 위해 먹어본 약 중에서 책에 기술한 것만 9가지다. 그만큼 책이 알려주는 효과에 솔깃해지기도 하지만 자신의 몸을 실험도구로 쓰지 않는 일반인이 무작정 따라하기에는 위험한 요소도 적지 않아 보인다. 꼭 유별난 약이나 처방만 있는 건 아니다. 편한 잠과 건강한 식습관, 적당한 운동 등 기본을 건너뛰는 노화예방의 비결은 없다는 게 이 책의 주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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