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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친밀함이 두려운 인간’이 대세가 된다

등록 2021-01-29 04:59수정 2021-01-29 09:27

디스커넥트 인간형이 온다
오카다 다카시 지음, 송은애 옮김/생각의길·1만8000원

친밀감을 공포로 느끼는 사람이 있다. 타인과 충분히 확보한 거리에 그들은 안심한다. 연애를 해도 사생활은 지킨다. 직장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불필요한 관계는 맺지 않는다. 애정을 향한 기대치를 낮추니 마음이 안정되는 사람들.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카다 다카시는 이들을 ‘디스커넥트 인간형’이라고 부른다.

<디스커넥트 인간형이 온다>는 비대면이 보편화하는 코로나19 시대에 살펴볼 법한 미래를 다룬 책이다. 공감형 인간은 타인을 배려하고 협력하며 근대문명을 세워왔다. 정보화 시대가 오자 새로운 인간 유형이 늘고 있다. 정보기술(IT) 혁명이 뇌 신경회로와 애착 시스템을 바꿔서다. 아이의 얼굴보다 스마트폰 화면을 더 많이 보는 부모의 뇌에서는 옥시토신 대신 도파민이 나온다. 애착을 강하게 하는 호르몬이 아닌, 흥분도를 높이는 호르몬이 강화된다. 방치된 아이는 스마트폰을 보며 애착이 결여된 디스커넥트 인간형으로 자라난다. 1988~2011년 미국 대학생 2만5천여명을 대상으로 애착 유형 비율을 조사했다. 안정형 애착 유형은 48.98%에서 41.62%로 줄었다. 디스커넥트 유형인 애착 경시형은 11.93%에서 18.62%로 늘었다. 양육 환경과 정보 환경이 바뀐 것이 배경이다.

미래에는 관계맺지 않는 인간이 엘리트 계층이 돼 대세를 이룰 거라고 지은이는 전망한다. 그가 꼽은 디스커넥트 인간형은 빌 게이츠, 프리드리히 니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이다. 이들은 인간보다 사물이나 기술에 더 친밀하다. 기술을 혁신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략적 사고에 능하다. 디스커넥트 인간은 결혼을 꺼린다. 시험관에서 태어난 아이는 국가가 기른다. 디스커넥트 인간형은 대세를 이루며 민주주의 체제를 알고리즘으로 대체할지 모른다.

지은이는 “지금 같은 기세로 탈 애착이 진행되면 수십 년도 채 되지 않아 디스커넥트 인류가 과반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비약 같은 주장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친밀함을 두려워하고 결혼을 꺼리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청년은 늘고 있는 것 같다. 미래 인류는 비대면 관계 속에서 새로운 종류의 애착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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