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로 가는 길
앤드루 콜린스 지음. 한은경 옮김. 김영사 펴냄. 2만8900원
앤드루 콜린스 지음. 한은경 옮김. 김영사 펴냄. 2만8900원
잠깐독서
여행객을 모십니다. 목적지는 누구나 한번쯤은 그 이름을 반드시 들어봤을 전설 속의 대륙 ‘아틀란티스’. 일정이 어떻게 되냐고요? 음…, 기원전 1만년 당시까지 거슬러올라가 오늘날까지 훑어오는데 얼마나 걸리려나? 그건 뭐 장담할 수 없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모든 경비는 2만8900원이면 해결된다는 사실. 늦기 전에 서두르세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온전히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일까? 따지고 보면 역사는 선조들로부터 전해져온 단편적인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상의 증거를 해석한 뒤 이를 조합해 하나의 서사 구조로 결합한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 증거들을 조금씩 다른 각도로 해석하면 어찌 되는가? 또 글쓴이의 정치색과 의도가 깃들기 마련인 옛 문헌에 기록된 것이 과거의 실재와 일치한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결국 ‘역사는 과거가 아니다’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역사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사실보다는 전설로나 치부돼온 아틀란티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접근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방대한 역사적 증거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 아틀란티스에 대한 진실 조각 맞추기에 나선다. 아틀란티스를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한 플라톤의 저서들부터 시작해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 발견된 아메리카 대륙의 담배와 코카인 성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당시의 상황 등을 하나하나 맞춰나간다.
이렇게 해서 지은이가 도달한 결론은 아틀란티스 위치가 오늘날 카리브해의 쿠바 일대라는 점. 어느 곳보다도 먼저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던 아틀란티스는 그러나 운석과의 충돌에 이은 빙하기에 접어들며 완전히 사라졌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쿠바로 직접 찾아가 동굴 속에서 발견한 고대 그림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지은이의 해석에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간에 1만여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다시 조립해나가는 그의 여정을 함께 하는 건 상당한 지적 즐거움을 주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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