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의 기술: 한평생 호흡하는 존재를 위한 숨쉬기의 과학
제임스 네스터 지음, 승영조 옮김/북트리거·1만9500원
“미국 어린이의 90퍼센트는 입과 코가 어느 정도 기형이다. 성인의 45퍼센트는 가끔 코를 골고, 인구의 4분의 1이 항상 코를 곤다. 30세 이상의 성인 25퍼센트가 수면무호흡 때문에 숨이 막”힌다. <호흡의 기술>은 이처럼 미국인 대다수가 호흡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비염과 코골이, 천식 문제뿐 아니라 공황장애에 이르기까지 호흡의 문제는 주변에 흔하다.
호흡 없이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호흡은 심오한 의미를 내포한다. “입이나 코로 들이쉰 모든 것, 아니면 피부로 빨아들인 모든 것은 138억 년 동안 존재하며 대물림되어 온 우주 먼지들이다. (…) 숨을 쉰다는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 속에 담긴 우리 자신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호흡이 “우리 주변 세계와의 가장 친밀한 연결고리”라는 저자의 통찰에 무릎을 치게 된다.
이 책이 호흡의 ‘철학’을 목표하고 있진 않다. ‘기술’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스스로를 내던졌다. 열흘간 코를 틀어막고 입으로만 숨 쉬며 지내보고, 이산화탄소 흡입 실험을 하다 공황 발작을 일으킨다. 출입 금지된 파리의 지하 납골당에 잠입해 해골들을 확인하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고갱이는 실제 적용할 숨쉬기의 기술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책장을 넘기는 내내 입을 꼭 다물고 코로 숨 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무호흡증에 시달리며 10년간 탐사한 결과이니 내용이 알찰 수밖에 없다. 집요한 탐구와 더불어 생생하고 재치 있는 표현도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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