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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트럼프는 물러났지만…“제 4의 물결” 혐오의 정치가 밀려온다

등록 2021-03-12 04:59수정 2021-03-12 09:36

극우정치에 맞서 민주주의 지키는 법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열 가지 키워드로 읽는 21세기 극우의 현장

카스 무데 지음, 권은하 옮김/위즈덤하우스·1만6000원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지만, 그를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토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브라질과 인도에선 극우정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 나라들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다섯 나라 중 세 나라다. 유럽연합(EU)에서는 폴란드·헝가리 다수당이 우익정당이고 나머지 다른 나라에서도 극우는 정치권에서 상당한 입지를 굳힌 상태다.

25년간 극우를 연구해온 정치학자 카스 무데는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에서 이런 현상을 극우정치의 “제4의 물결”이라고 규정한다. “제3의 물결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시기로 (…) 우익포퓰리즘 성향의 정당들이 중앙 정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면 21세기 들어 “극우 정당이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류 정치세력이 되고,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언론과 정치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와 역사수정주의, 인종차별주의 등 극도의 혐오 정서가 공개적으로 퍼져나감에 따라 극단우익 성향의 정당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닐 터다. 태극기부대와 <반일종족주의>,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 등을 보라.

이 책은 극우 정치 현상에 대한 대중개론서다. 21세기 극우의 역사와 이념, 조직과 인물, 활동을 일별한다. 이런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과 배경을 두루 살핀 뒤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로 이어진다. 뒷부분에서는 극우에서 성차별이 얼마나 강력히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제4의 물결’의 12가지 명제를 소개하며 마무리된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원인 분석이다. 극우 정치의 발흥은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항의의 의미인지, 실제로 극우세력을 지지하는 데서 비롯된 것인지, 경제적 불안이 극우 지지의 원인인지 문화적 반발에 따른 것인지, 세계적 현상인지 지역적 현상인지, 지도자의 탁월함이 작동했는지 조직의 탄탄함이 영향을 미쳤는지 등 극우 정치를 둘러싼 쟁점을 두루 살피고, 특히 언론이 극우의 발호에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지 보여준다.

극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자는 극우에 대한 대응의 궁극적 목표로 자유민주주의의 강화를 강조한다. 극우와 싸우기 위해 그들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궁극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훼손이라는 극우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는 역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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