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시대,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위로
[책 읽다쓰다듣다 #06] 신영전 한양의대 예방의학 교수
[책 읽다쓰다듣다 #06] 신영전 한양의대 예방의학 교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전국민 백신 접종이 끝나면, 우리는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질까요? 이미 학계에서는 수많은 변이 사례가 보고 됐는데, 인류와 지구상의 생물들은 언제쯤 코로나의 위협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번 감염병 유행에서 기억해야 할 다른 장면이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우리 몸과 사회의 가장 약한 부분을 먼저 찾아갔다는 사실이지요.
신영전 교수(한양의대 예방의학)는 우리 사회 도처에 넘쳐 흐르는 아픔들은 비록 그 이름이 매일매일 바뀌어도 본질은 그대로이며, 그 아픔을 넘어서기 위한 ‘아픔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신 교수는 그 아픔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퓨즈’라고 부릅니다. 퓨즈는 두꺼비집, 누전차단기 등 에 있는데, 전류가 과하게 흐르면 제일 먼저 끊어져 화재를 막아줍니다.
위기의 시기에 퓨즈처럼 가장 먼저 죽는 이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이들은 주류 사회에서 가장 약한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프면 제일 먼저 붓는 편도(扁桃)”이고, “가장 먼저, 가장 늦게까지 아픈 시인”이며, 마침내 인류 생존의 해법을 간직한 이들이다. (336쪽)
(2020년) 3월4일 오전 현재 사망자 32명 중 7명이 폐쇄병동의 환자였고, 나머지도 대부분 가난하고 병든 외로운 노인이었다. 그들 모두는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으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이들이다. 이들의 존재는 죽어서야 겨우 신문의 몇 줄을 차지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가짜가 아닌 진짜 메시아가 이 땅에 온다면 바이러스처럼 그/그녀도 제일 먼저 그들을 찾을 것이다. 환자는 가해자가 아니다. 가해자는 따로 있다. “나쁜 바이러스는 없다.” (48쪽)
건강과 질병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과 명쾌한 대답이 담겨있는 책. 신영전 교수의 《퓨즈만이 희망이다》를 보시고, 우리 사회 많은 ‘퓨즈’들의 손을 함께 잡아주세요.
프로듀서 | 이경주
기획 | 김경훈 정진항 (한겨레출판)
기술 | 박성영
촬영 | 장승호 안수한
음향 | 사공난 그
래픽 | 김수경
연출/편집 | 도규만 이규호 pd295@hani.co.kr
[책 읽다쓰다듣다 #06] 신영전 한양의대 예방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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