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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사회주의 미식가’ 노회찬의 맛길 따라서

등록 2021-03-19 04:59수정 2021-03-19 11:20

음식천국 노회찬: 맛집에서 나눈 ‘노회찬의 삶과 꿈’
이인우 지음/일빛·1만7000원

진보 정치인 노회찬(1956~2018·사진)의 서거 3주기를 맞은 올해, 그의 삶을 조명한 기록물이 잇따라 선보인다. 노회찬재단에서 기획한 책 <음식천국 노회찬>, <노회찬 평전>과 다큐멘터리 영화 <노회찬, 6411>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미식가 노회찬의 이야기를 기록한 <음식천국 노회찬>이 최근 출간됐다.

<음식천국 노회찬>은 노회찬의 친구와 정치 동지들이 노회찬의 단골 식당에서 나눈 그의 삶과 꿈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8일 전에 들렀던 포차 주점, 소소한 환갑잔치를 했던 일식집, 중요한 정치 결단이나 진로 선택을 할 때 참모진과 찾았던 중국집 등이 책에 등장한다.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미식가 노회찬의 면모를 보여준다. 노회찬은 생전에 지인들로부터 음식 책을 내보라는 권유를 받을 만큼 음식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지은이 <한겨레> 이인우 제작국장은 “(노회찬은) 동네 뒷골목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맛집을 좋아한 방랑 식객이었고, 음식 만들기도 잘한 용문객잔의 주방장이다. (…) 노회찬이라는 사람의 인간미 속에 음식의 세계가 있다는 건 그 자신에게나, 주변의 지인들에게나 다 같이 축복이었다”라고 썼다.

노회찬은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을까. ‘홍어 팬’이었다. 그가 삭힌 홍어 맛을 알게 된 건 정치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주례를 서려고 간 결혼식 피로연에서 “제대로 된 홍어를 먹어 보고는 그날로 홍어 팬 대열에 들어섰다”고 한다. 면 사랑도 지극했다. 칼국수, 냉면, 잔치국수, 짜장면 등 국수 종류라면 모두 좋아했다. 아침을 거르는 식습관 탓에 하루 두 끼 중 한 끼는 면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노회찬이 찾은 식당의 주인들은 그를 잊을 수 없는 ‘단골 노회찬’으로 기억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사장 부부에게 노회찬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분”이고, 돼지갈비·육개장집의 최전분 사장에게는 “어떻게 지내셨느냐, 건강은 괜찮으시냐며 물어주시고 시시콜콜할 법한 내 이야기도 끝까지 들어주시던 노 의원님”이다.

책은 노회찬의 맛길을 따라가며 그가 이곳에 남긴 노회찬의 정신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었던 노회찬을 대표하는 정신은 ‘6411 버스 정신’이다. 그는 2012년 진보정의당의 대표 수락 연설 당시 6411번 버스를 언급하며 새벽 첫차를 타는 이름 없는 노동자를 위해 일하겠다고 했다. 이 정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기층 무명 노동자들, 극빈층, 장애인, 소수자 등 우리 사회의 힘없고 가난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책에는 그가 직접 손으로 쓴 글도 실렸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일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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