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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미래 세계에서도 인간은 이기적이었다

등록 2021-03-26 04:59수정 2021-03-26 10:27

인간의 법정
조광희 지음/솔·1만4000원

22세기 미래의 법정. 대법원 지하의 거대한 서버에 연결된 인공지능(AI) 판사가 재판을 시작한다. 변호사 호윤표는 주인을 살해한 안드로이드 ‘아오’의 폐기 처분 취소 소송의 변론을 한다. 아오는 인간이 가진 ‘의식’이 주입된 인공지능 로봇이다. 호윤표는 “의식이 있는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비슷한 존재”로서, “인간에게 적용되는 형사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아오가 인간인가 아닌가이다.

인공지능의 미래 사회를 그린 에스에프(SF) 소설 <인간의 법정>의 한 장면이다. 변호사이자 영화제작자인 조광희 작가가 쓴 이 소설은 인간성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대결을 중심축으로 세운다. 인간에 맞서는 세력은 안드로이드와 동물의 연합체인 ‘포스트휴먼 해방전선’이다. 의식을 얻어 “도망친 안드로이드가 수술을 통해 높은 지능을 얻었다가 도주한 동물들과 연대하여” 구성한 것이다. 이들은 “노예, 식용, ‘인간이 아닌 것’들로 규정된 자신들을 인간에게서 해방시키고자” 한다.

소설을 이끄는 중심인물인 변호사 호윤표는 안드로이드를 변호하고 돕는다.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인간의 절차”인 재판의 문제를 지적한다. 그곳에서 그는 “인간, 동물, 식물을 포괄하는 모든 생명체의 완전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안전과 자유를 존중하며, 종의 다양성을 보호한다”라는 ‘피조물의 존엄’ 헌법 조항의 의미를 강조한다.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모든 생명체와 공생을 꿈꾸는 그의 외로운 투쟁이 미래의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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