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창조하는 뇌 뇌를 창조하는 세계: 뇌과학으로 인간과 세상을 읽는 방법
디크 스왑 지음, 전대호 옮김, 김영보 감수/열린책들·4만5000원
사람은 ‘각자 유일무이한 뇌를 보유’한 채 살아간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뇌과학자이자 현재 암스테르담대학교 신경생물학과 명예교수인 디크 스왑의 전작 <우리는 우리 뇌다>의 제목이 말해주듯 뇌는 인간의 중심을 이루는 중요한 기관이다. 스왑은 <세계를 창조하는 뇌 뇌를 창조하는 세계>에서 뇌와 관련한 질문들을 총망라했는데, ‘뇌의 창조성’에 초점을 둔 이 책은 ‘뇌과학’에 진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뇌과학으로 인간과 세상을 읽는 방법’이란 부제처럼 유전적인 영향을 받으면서도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활동”하는 뇌를 살펴보는 일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더욱 폭넓게 이해하여 사고의 지평을 넓히도록 도와준다.
책장을 펼치면 뇌의 단면도와 함께 뇌 활동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대뇌 피질의 여러 부위를 그린 이미지가 제시된다. 매 순간 작동하는 우리 뇌가 어떤 부분의 자극을 받고 어떻게 기능하는지 책은 꾸준히 짚어내기에 초반에 제시된 이미지가 책을 읽는 내내 소환되며 이해를 돕는다.
책은 문화적 환경 안에서의 뇌의 발달에 대해서 살피고, 미술과 음악에 발현된 창조성에 주목하며, 직업 선택에서 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직업적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직업병은 무엇인지 등을 다루는데,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뇌의 역할이 다각도로 조명된다.
지은이는 노화의 과정에서 찾아오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와,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정신의학적 질병도 주목한다. 그는 “뇌 질병들은 신비롭거나 끔찍하지 않으며, 뇌 질병 환자에 대한 낙인찍기나 사회로부터의 격리는 어떤 명분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며 이 책이 “뇌 질병에 대한 낙인찍기를 무력화하고 우리 뇌에 대한 이해와 관심과 경탄을 북돋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힌다.
진화, 고고학, 미술, 음악, 의학, 철학, 교육, 사회학을 넘나드는 뇌에 관한 방대한 탐구가 “무수한 뇌세포들로 이루어진 경이로운 세계”를 맛보는 데 풍성한 만족감을 선사해준다.
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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