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왈저 지음, 박수형 옮김/후마니타스·1만3000원 1971년 발간된 <운동은 이렇게>가 2019년 미국에서 재출간되었다. 미국의 정치 이론가 마이클 왈저는 당시 “모든 종류의 시민운동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지침서”를 쓰려 했고 “가능한 한 보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했다고 밝혔는데, “여러 정치 활동에 대한 경험과 성찰”을 담은 이 책은 50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한국 사회에도 유용한 지침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왈저는 시민들을 조직해내는 ‘운동’에 뛰어든 활동가들이 겪게 될 어려움을 짚으면서 견지할 태도와 경계할 것들을 25개의 항목에 나누어 정리했다. 사회운동과 관련해 조목조목 살피기에, 활동에 막 뛰어든 이에게는 허상을 걷어내고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하게 하고, 기존의 활동가들에겐 그동안 놓쳤던 것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자신들이 실제로 만들어낼 수 없는 정치사회적 변화의 망상에 빠지지 않는 것(그리고 그런 망상으로 적들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거나 “이런저런 근본적 변화를 목표로 삼을 수 있지만, 혁명의 성취를 희망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들은 설령 실패하게 되더라도 다시 한 발 내디딜 힘을 주는 차분한 주문으로 읽힌다. 운동을 지켜보는 입장에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사회운동, 정치운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러 조직이 내부적으로든 연대 과정에서든 드러내는 갈등이 민주적인 조직에선 당연한 것임을 말하며 이 과정에서 단체와 리더가 취하는 행동들을 제시하는데, 시민들이 그들을 통해 사회 변화에 참여하게 될 때 무엇을 따져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저자의 시각이 읽는 즐거움을 높인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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