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책을 만든다는 일

등록 2021-04-16 05:00

[책&생각] 책거리

270년 전 서아프리카 가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노예무역 정도를 떠올리고 말겠지만, 그곳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겠지요. 눈물 흘리지 않고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말이죠. <밤불의 딸들>(열린책들)에서 일곱 세대에 이르는 흑인 가족사의 비극을 읽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요? 야 지야시. 한 글자씩 짚어가며 소리내어 읽어보지만 입에 잘 붙지 않는, 아프리카 이름이었습니다. 1989년 가나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 성장한 작가라고 합니다.

느닷없이 가나계 미국 작가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 책이 없었다면, 1970년대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온 40대 남성이 노예무역에 얽힌 흑인의 역사를 접할 일은 없었겠지요. 흑인 노예무역의 역사에서 인간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우연히 ‘플랫폼P’라는 곳에 들러, 흡사 환청을 듣는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누군가 계속 속살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그곳의 공식명칭은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작은 출판사와 관련 스타트업, 창작자 들을 지원하는 곳입니다. 이곳에 입주한 이들이 생각하고 짓고 다듬고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이 제 귀에 속삭이는 것 같은 착각이라고 표현한다면, 지나친 과장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글을 쓰고 책을 기획하여 만들고 디자인을 하는 이들이 있기에, 코로나 시대 작은 골방에 갇혀서도 세계와 우주를 유영할 수 있습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사유의 지평을 넓히고 때로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한없는 위로와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것이겠죠. 특히 이번주 ‘책&생각’ 표지 기사에서는 저자뿐 아니라 기획자·편집자·디자이너까지 만나볼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세 손가락을 높이 들어 취한 자세도, 멋있지 않나요?

김진철 책지성팀장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민희진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하이브 “무속인 코치받아 경영” 1.

민희진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하이브 “무속인 코치받아 경영”

하이브, 민희진 오늘 고발…“‘뉴진스 계약 해지’ ‘빈껍데기 만들자’ 모의” 2.

하이브, 민희진 오늘 고발…“‘뉴진스 계약 해지’ ‘빈껍데기 만들자’ 모의”

방시혁에 맞선 ‘민희진의 난’ 돌이킬 수 없다…뉴진스 앞날은? 3.

방시혁에 맞선 ‘민희진의 난’ 돌이킬 수 없다…뉴진스 앞날은?

[인터뷰] 민희진 “난 저작권과 무관한 제작자…공식 깨고 싶은 사람” 4.

[인터뷰] 민희진 “난 저작권과 무관한 제작자…공식 깨고 싶은 사람”

[인터뷰] 민희진 “K팝 산업 고질적 문제 개선하려 시도한 것은…” 5.

[인터뷰] 민희진 “K팝 산업 고질적 문제 개선하려 시도한 것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