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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북아일랜드 비극 담은 논픽션 ‘범죄 스릴러’

등록 2021-04-16 05:00수정 2021-04-16 10:32

세이 나씽: 북아일랜드의 살인의 추억
패트릭 라든 키프 지음, 지은현 옮김/꾸리에·2만4000원

1972년 12월 어느 날 밤, 진 맥콘빌이 납치됐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이다. 맥콘빌은 열 명의 자식을 둔 홀어머니였다. 복면을 쓴 남녀 패거리들은 맥콘빌만 데려갔고, 아이들은 그 뒤로 어머니를 보지 못했다. 그로부터 31년 뒤 그녀의 유해가 해변에서 발견됐다.

맥콘빌의 실종과 죽음을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패트릭 라든 키프가 4년간 추적해 <세이 나씽>을 내놨다. 범죄 스릴러의 박진감 넘치는 형식을 취했으나 실화에 근거한 논픽션이다. 인물의 내면을 묘사한 경우에도 “속마음을 나에게 들려주거나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준 것을 바탕 삼았다고 키프는 적었다.

이 책이 2019년 출간되어 미국도서비평가협회상과 조지 오웰 상을 받은 것은 비단 흥미진진한 추리소설 같은 완성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진 맥콘빌 살해사건은 북아일랜드 분쟁의 역사를 살펴보는 ‘프리즘’이다. 이 사건을 통해 독자가 마주하는 것은 냉혹한 정치와 비극적 분쟁의 서사다. 영국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아일랜드 투쟁의 역사, 영국과의 연합을 지지하는 개신교 세력 왕당파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아일랜드 통일을 지지하는 가톨릭 세력 공화파의 대립이 한 편의 소설같은 형사물 저변에 깔려 있다.

1972년 북아일랜드에서는 맥콘빌처럼 497명이 영문도 모른 채 숨졌다. 맥콘빌을 죽인 가해자들도 고통 속에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에 빠져 살고 있었다. 이 책은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를 오가며 면밀하고 촘촘하게 이야기를 엮어낸다. 가해자들은 누구였을까? 피해자는 왜 죽었을까? 북아일랜드의 트라우마가 한국 근현대사와 겹쳐 보이기도 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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