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구수산시장 상인들이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장 안을 돌며 시위하고 있다. 2018년 6월. 눈빛 제공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 상인들의 생업과 투쟁최인기 지음/눈빛·2만5000원
빈민운동가이자 사진작가가 3년간 노량진 구수산시장 상인들의 투쟁현장을 기록한 사진집 <노량진수산시장>이 나왔다.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싼 갈등은 2008년 수산물유통체계 선진화라는 명목으로 수협중앙회가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본격화했다. 2016년 새로 지어진 노량진 ‘신시장’에서 경매가 시작됐고, 2019년 9월 말 열 차례의 명도집행이 진행된 끝에 구시장은 완전히 폐쇄됐다. 하지만 구시장 상인 80여명은 지금도 노량진역 육교 위에서 구시장 부분존치와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집은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짐을 나르고, 수조에 생선을 넣는 등 수산시장의 일상적인 장면들로 시작한다. 이후 명도집행과 단전 단수 과정, 육교 위 농성과 동작구청의 행정대집행, 철거된 구시장의 모습 등이 기록돼 있다. 지은이는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활기찬 모습으로 서민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한 시장이 사회 구성원의 합의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당하고 이상한 일”이라며 “‘고립된 섬’ 위에 표류해 있는 상인들의 삶이 회복되고 하루속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한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