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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실리콘 밸리의 속살

등록 2021-06-18 05:00수정 2021-06-18 10:02

언캐니 밸리: 실리콘 밸리, 그 기이한 세계 속으로
애나 위너 지음, 송예슬 옮김/카라칼·1만8500원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는 인문학 소양을 갖춘 전 출판업계 종사자의 실리콘 밸리 관찰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개개인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는 존재로 등장한 테크기업들의 숨겨진 조직 문화를 까발린다. 비개발자이자 여성이며 유색인종이라는 저자의 특징 덕택에 여느 실리콘 밸리 관찰기와는 다른 새로운 사실과 관점을 담아낸다.

실리콘 밸리에 즐비한 스타트업들은 20~30대 젊은 ‘보이 그룹’이 주도하는 공간이란다. 저자가 실리콘 밸리에 처음 자리를 마련한 테크기업도 최고경영자가 20대 중반의 남성이다. 여성 직원은 손에 꼽힌다. 그들은 사내 대화창에 스스럼없이 여성 차별적 발언을 내놓고 키득거리면서도 “우리는 올바른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선함을 내세운다. “입으로 똥을 싸는 이들이 많았다. 개발자들을 상대하는 비기술팀의 유일한 여자 직원이 된다는 것은 내면화된 여성 혐오를 여성 혐오로 치유하는 과정이었다.”

창업자와 입사 순서가 빠른 사람들이 주요 의사 결정을 독식한다. 사무실엔 ‘자유분방함’이 가득한 듯하지만 저자는 “보이지 않는 조직도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은밀한 폭로도 담았다. 저자를 포함한 테크기업 직원들은 ‘갓(God) 모드’로 들어가 수집된 데이터를 마음껏 열람했다. 고객의 기본 신상 정보는 물론 사생활 정보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 정보당국과 테크기업간의 보이지 않는 정보 교환의 실루엣도 드러낸다. 2020년 ‘올해의 책’에 이 책을 선정한 <뉴욕타임스>는 “우리가 들여다보기 두려웠던 것들을 계속해서 꺼내 보인다”라고 평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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