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앨범 제목이 ‘무대 위의 바이올린’이에요. 바이올린이 노래하는 오페라·발레·댄스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복합문화공간 오드 포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입을 열었다.
김봄소리는 지난 18일 솔로 데뷔 앨범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를 발매했다. 지난 2월 국내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그라모폰(DG)과 전속 아티스트 계약을 맺고 음반을 내는 건 그가 처음이다.
“스승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교수님이 꼭 50년 전인 1971년 우리나라 최초로 디지(DG)에서 음반을 내셨어요. 독일에서 늦은 밤 선생님께 영상통화를 드렸더니 ‘항상 도전하는 마음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해내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하셨죠. 칭찬을 잘 안 하시는 분인데, 처음으로 들은 칭찬이었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첫 앨범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앨범에는 오페라와 발레 음악을 담았다. 발레 곡으로는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파드되’와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중 ‘정령들의 춤’을 연주했다. 솔로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새롭게 편곡된 화려한 곡들이다. 오페라 곡으로는 마스네의 <타이스> 중 ‘명상곡’,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 중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등을 바이올린 버전으로 편곡했다. <카르멘>에서 화려한 성악 멜로디를 따 완성한 왁스만의 ‘카르멘 환상곡’도 함께 넣었다.
김봄소리는 “앨범을 들은 지인이 ‘액션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맷 데이먼 주연 영화 <본 아이덴티티>처럼 화장실에 갈 틈도 없이 한자리에서 듣게 되는 곡들’이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22일 수원 경기아트센터를 시작으로 23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25일 안성 안성맞춤아트홀,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2019년 금호아트홀 듀오 리사이틀에 이어 올 3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콥스키가 함께한다.
독주회는 만개한 꽃과 봄 내음이 연상되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30대에 막 들어선 청년 베토벤의 화사한 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봄소리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수석 입학·졸업했고 미국으로 유학해 뉴욕 줄리어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최초로 줄리어드의 아티스트 디플로마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23~26일 전국 순회 독주회를 여는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