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녹음 참여 가수들. 경기문화재단 제공
한국 문화계의 거목 김민기에게 헌정하는 앨범에 참여한 가수 35명이 함께 부른 ‘아침이슬’이 마침내 공개됐다.
‘아침이슬’ 50돌을 기념해 제작하는 김민기 헌정 앨범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의 마지막 4차 음원이 28일 정오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앞서 김민기 헌정 앨범 음원은 이달부터 매주 4~5곡씩 공개돼 왔다.
이날 공개된 음원에는 헌정 앨범에 참여한 가수들이 함께 부른 ‘아침이슬’이 포함돼 있다. ‘아침이슬’ 합창에는 가수 35명이 함께했다. 박학기·알리·웬디(레드벨벳)·윤도현·윤종신·이은미·장필순·태일(NCT)·한영애·배우 황정민 등 솔로 10명과 노래를찾는사람들·메이트리·유리상자·이날치·크라잉넛 등 그룹 5팀이다.
김민기가 작사·작곡해 1971년 발표한 ‘아침이슬’은 굴곡진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처음 발표된 당시에는 건전가요 목록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대학생들의 민주화운동 시위 현장에서 널리 불리자 1975년 가요 재심사에서 아무런 사유 없이 금지곡이 됐다. 이곡으로 가수 데뷔한 양희은이 이후에도 꾸준히 불러 그 정신이 이어졌으며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뒤에야 해금됐다.
‘아침이슬’ 합창과 함께 이날 정태춘이 부른 ‘강변에서’, 나윤선 ‘가을편지’, 노찾사 ‘야근’, 크라잉넛 ‘천리길’이 공개됐다.
정태춘은 “내 아주 젊은 시절에 듣고 즐겨 불렀던 노래를 나이 들어 녹음하게 됐다”며 “우리 부부의 밴드 연주자들 모두를 불렀다. 함께하자고, 함께 헌정하자고. 그 마음이 저녁 풍경화 같은 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민기 형께 그리고, 그분의 모든 팬께…”라고 소회를 전했다.
나윤선은 “거장의 음악을 다시 해석하는 것처럼 부담스러운 일은 없다. 나의 부족함을 감추려고 애써봐도 여전히 높은 산의 그늘 아래 머무른다. 김민기 선생님과 마주 앉아 조용히 감사와 사랑을 읊조리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부른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찾사 멤버들은 “30년 전에 불렀던 ‘야근’, 다시 부르는 마음이 더 아팠다. 아직도 우리는 그때 꿈꾸던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먼 길을 왔지만 갈 길이 더 멀다. 이번 김민기 트리뷰트 음반이 또 하나의 발판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천리길’로 함께한 크라잉넛은 “소소한 일상과 행복을 위해 흙, 먼지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셔주며, 아침 햇살과 노을을 벗 삼아 초저녁별 들 때까지 유쾌하고 당당하게 걸어가자는 마음을 담아 크라잉넛식 행진곡풍으로 편곡해봤다”면서 “‘소나기를 피하랴. 천둥인들 무서우랴. 흙먼지 모두 내가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는 노랫말처럼 영원히 지지 않는 푸른 시, 푸른 청춘을 노래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음원 공개가 마무리된 뒤 다음 달 시디(CD)가 발매되고 8월 이후 엘피(LP)도 출시된다. 9월에는 트리뷰트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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