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광고 패러디로 누리꾼 스타 됐죠”
3평 방에서 40만원 초저가 방송장비로 시작
‘쌍방향’ 열혈 시청자 100명…직원도 7명으로
3평 방에서 40만원 초저가 방송장비로 시작
‘쌍방향’ 열혈 시청자 100명…직원도 7명으로
3평 남짓한 작은 방안. 남경표(27·사진)씨는 깊게 파인 빨간색 원피스를 걸치고 기타를 치며 가수 이효리의 ‘망고’ 음료 광고를 패러디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수지망생? 아니다. 컴퓨터 1대와 마이크 그리고 화상카메라가 남씨의 모습을 생중계하고 있다. 방음장치도 제대로 안 된 초라한 방에 고작 40만원인 초저가 방송장비밖에 없지만 이곳은 엄연히 ‘방송국’이다.
남씨는 제작자이고 출연자이며 동시에 엔지니어다. 남씨가 ‘쌩쑈’를 하는 동안 채팅창에는 ‘진짜 웃기다. ㅋㅋ’, ‘내 동생이랑 보고 있는데 넘넘 재밌어요’ 등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남씨는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1인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 방송국 이름은 ‘쌩쑈방송국’(www.ssbs.tv). 요즘 누리꾼 사이에서 남씨는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남씨는 방송국 근무 경험은커녕 전문적으로 방송을 공부한 적도 없다. 지난해 6월 군대를 제대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찾다가 만난 것이 바로 1인 인터넷 방송국이었다. “연기자가 되는 게 꿈이거든요. 그래서 얼굴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았어요.”
처음 누리꾼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엽기적인 광고 패러디였다. 이효리의 ‘망고’ 음료·비씨(BC)카드 광고 패러디가 그의 대표작이다. 한 걸음 더 나가 외화를 틀어놓고 거기에 맞춰 더빙을 하거나, 1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런 남씨의 엽기적 방송에 열광했다.
하지만 1주일 내내 방송을 하다 보니 소재 빈곤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에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방송을 만든다. ‘쌩쑈방송국’이란 이름도 그렇게 탄생했다. 활동하는 이들은 모두 7명. 데뷔를 준비하는 가수에서부터 연기지망생까지 다양하다. 방송 역시 공연 중계에서부터 인터넷 게임 해설까지 구성원들의 관심사를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인터넷에서 피아노 연주 동영상으로 화제가 됐던 ‘키스피아노’(Key’s piano)의 곽유니(25)씨가 쌩쑈방송을 통해 데뷔하기도 했다.
‘쌩쑈방송국’의 열혈 시청자는 아직 100여명 정도. 팬들은 1인 인터넷 방송만의 매력을 기존 방송과의 차별성과 쌍방향성에서 찾는다. 방송 중에도 채팅방에서 바로바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자신이 올린 사연이 몇 초 안에 소개돼 신청곡과 함께 흘러나온다. 또 팬들이 직접 방송을 만들어 방송을 하기도 한다.
초기부터 방송을 봐왔다는 정혜경(24)씨는 “경직된 공중파에 비교해 파격적인 진행과 내용을 담고 있어 신선하고 재밌다”며 “은근히 중독성까지 있어 방송 시간이면 자연스레 컴퓨터 앞을 지키게 된다”고 말했다.
남씨는 “누구나 손쉽게 자신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인터넷 1인 방송만의 매력”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누리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방송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매주 수·목·금요일 저녁 8시~9시30분 진행한다. 글·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남씨는 “누구나 손쉽게 자신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인터넷 1인 방송만의 매력”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누리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방송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매주 수·목·금요일 저녁 8시~9시30분 진행한다. 글·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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