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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1+1 성공방정식 세운 BLACKPINK

등록 2021-08-09 07:34수정 2021-08-09 15:11

‘데뷔 5돌’ 숫자로 본 블랙핑크
어둡고 센 블랙·사랑스런 핑크 조화
힙합 통해 자존감 당당하게 드러내
유튜브 구독자 수 6370만명 세계 2위
16억회 ‘뚜두뚜두’ 등 27편 억대 뷰
5돌 기념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 개봉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걸그룹 블랙핑크(지수·제니·로제·리사)는 블랙과 핑크라는 서로 다른 느낌의 두 색을 합친 이름이다. 밝고 예쁜 색으로 표현되는 ‘핑크’를 어둡고 음습한 ‘블랙’으로 부정했다. 예쁘게만 보지 말라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뜻이다.

블랙핑크가 8일 데뷔 5돌을 맞았다. 이에 맞춰 여러 활동도 펼쳤다. 지난 2일 글로벌 팬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합류했다. 블랙핑크가 위버스에 가세하면서 이 플랫폼의 중심인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에는 데뷔 5돌 기념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가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동시 개봉했다. 오는 21~30일 서울 합정동 와이지(YG) 신사옥 앞 카페 ‘더 세임’에서 데뷔 5돌 기념 팝업 전시도 한다.

지난 5년간의 활동을 통해 케이팝을 대표하는 글로벌 걸그룹으로 우뚝 선 블랙핑크를 숫자로 되돌아봤다.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 1+1

‘블랙+핑크’라는 이름처럼 이들의 음악 콘셉트 또한 ‘1+1’(원플러스원)이다. 어두운 힙합의 블랙과 밝고 귀여운 댄스팝의 핑크가 조화를 이룬 노래를 즐겨 부른다. 데뷔곡 ‘붐바야’에선 당당하고 카리스마 있는 ‘나’를 표현했고, 함께 발표한 또 다른 데뷔곡 ‘휘파람’에는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소녀의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이런 원플러스원 전략은 다른 그룹과 차별화하는 블랙핑크만의 성공 방정식이었다. 귀여움보단 개성 있고 당찬 자기 목소리를 내는 아티스트를 더 선호하는 서구권 팬을 빠르고 정확하게 공략할 수 있었다.

노랫말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노래를 부르지만, 어둡고 절망적인 노랫말과 밝고 행복한 노랫말을 다양한 음악 스타일에 맞춰 들려준다. 어두운 내면의 사랑을 다룬 ‘킬 디스 러브’가 있는 반면, 핑크 콘셉트에 맞춘 ‘아이스크림’처럼 밝고 통통 튀는 느낌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한 노래도 있다.

힙합과 자존감도 ‘1+1’으로 따라붙는다. 블랙핑크는 힙합을 통해 자존감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블랙핑크는 자신을 사랑하고 언제나 당당하며 강인한 자아를 표현한다. 여기에 블랙핑크만의 강렬하고 센 힙합 비트 느낌이 함께한다.

지난해 6월 발표한 ‘하우 유 라이크 댓’이 대표적이다. “어둡고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과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하려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어요.” 앨범 발매 직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수가 밝혔듯, 이 노래는 ‘절망적이고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말고 비상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 20년4개월

블랙핑크는 데뷔할 때 선배 그룹 투애니원의 ‘아류’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다. 같은 기획사(와이지엔터테인먼트)인데다 멤버도 4명으로 같았고, 음악 색깔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2016년 8월8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기자들의 주된 질문은 “투애니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였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저서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에서 “흥미롭게도, 양현석은 블랙핑크 음악과 이미지가 다분히 투애니원을 연상시킨다는 언론이나 평단의 지적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짚었다.

그렇다면 블랙핑크는 어떻게 이런 비판에서 벗어났을까? 김영대 평론가는 책에서 “중요한 것은 기획사를 통해 데뷔와 동시에 만들어진 명성의 무게를 감당할 만큼의 재능을 갖추고 있느냐는 점이다. 블랙핑크는 자신들이 내세우는 음악과 무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재능들로 뭉쳐 있었다”고 평가했다.

블랙핑크는 데뷔하자마자 곧바로 인기를 끈 것처럼 보인다.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네 멤버의 연습 기간을 합치면 20년4개월이다. 지수가 5년, 제니가 5년11개월, 로제가 4년2개월, 리사가 5년3개월이다. 이들은 10대 초반부터 무명의 연습생 기간을 거쳤다. 인고의 시간을 거치면서 노래와 춤 실력을 끌어올렸다.

리드보컬 지수는 살짝 허스키한 음색을 갖고 있다. 데뷔 초반에는 워낙 뛰어난 다른 멤버에 견줘 춤과 기량이 좀 애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블랙핑크가 2018년 ‘뚜두뚜두’로 컴백하면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메인래퍼와 리드보컬을 맡은 제니는 뛰어난 랩 실력을 갖췄다. 춤과 노래까지 수준급이다. 저음의 솔풀한 음색과 색깔 있는 랩이 인상적이다. 10살 때까지 서울에서 자랐다가 5년 동안 뉴질랜드 유학을 다녀와 연습생을 거쳐 데뷔했다.

메인보컬이자 리드댄서 로제는 ‘포스트 박봄’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을 지녔다. 춤 역시 수준급이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오스트레일리아에 이민 간 그는 연습생이 된 16살 때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다.

메인댄서이자 리드래퍼를 맡은 리사는 뛰어난 랩 실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타이에서 나고 자란 타이 사람인 그는 타이 현지 오디션을 거쳐 데뷔했다.

블랙핑크는 이처럼 다양한 문화에 속한 멤버의 결합으로 팀을 꾸렸다. 각각의 개성과 배경을 잃지 않으면서 서로 보완하고 결합하며 활동하고 있다.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 4+1

블랙핑크 데뷔 5돌 마케팅 콘셉트는 ‘4+1 프로젝트’다. 4명의 멤버에 전세계 케이팝 팬이 ‘플러스 1’(+1)으로 함께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의미로도 쓰인다. 4명의 멤버에 전세계 유명 팝 가수가 함께하는 협업의 ‘플러스 1’이다.

블랙핑크는 외국 가수와 활발하게 협업해왔다. 두아 리파를 시작으로 레이디 가가, 설리나 고메즈, 카디 비 등과 협업했다. 노래를 함께 부르진 않았지만 다비드 게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음반 작업에 작사·작곡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봄 블랙핑크에 먼저 협업을 제안한 레이디 가가는 ‘사워 캔디’ 협업 뒤 “블랙핑크 멤버처럼 강인한 여성상을 좋아하는데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 그들은 아름답고 젊고 재능 있는 친구”라고 극찬했다.

이 밖에도 여러 유명 아티스트가 블랙핑크와 협업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8월 3년 만에 새 앨범을 낸 케이티 페리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블랙핑크를 언급하며 “섹시하고 멋진 곡이 있다면 협업하고 싶다”고 했다.

블랙핑크는 4명의 완전체뿐만 아니라 솔로 활동에서도 재능과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제니가 2018년 발매한 첫 싱글 ‘솔로’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한국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스트리밍 3억회를 돌파했다. 로제가 지난 3월 선보인 싱글 ‘온 더 그라운드’는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2억회를 돌파했다. 지수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설강화>(JTBC)에서 주인공 ‘영초’를 맡아 연기한다. 리사도 솔로 싱글을 내려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준비 중이다.

블랙핑크에는 리더가 없다. 네 멤버가 친구처럼 지내기 때문에 리더가 없어도 상관없다고 판단해서라고 한다.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 6370만명

블랙핑크는 ‘유튜브 퀸’이다. 유튜브 구독자는 6일 기준으로 6370만명에 이른다. 전세계 가수 중 2위다. 1위는 6460만명의 저스틴 비버다.

블랙핑크는 4월13일 전세계 여성 가수 가운데 처음으로 유튜브 구독자 6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를 뛰어넘었고, 그 뒤 3개월 사이에 에미넴, 에드 시런, 디제이 마시멜로 등을 차례로 따돌렸다. 오직 저스틴 비버만을 앞자리에 남겨놓고 있다.

지난해 7월 유튜브 구독자 수에서 블랙핑크와 저스틴 비버는 900만명의 격차를 보였다. 지난 4월엔 격차가 200만명으로 줄었고, 이달 들어 90만명으로 격차를 더 좁혀나가면서 블랙핑크가 전세계 가수 1위에 등극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튜브에 올라온 블랙핑크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지난 4월 170억회를 돌파했다. 16억회를 돌파한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27편이 ‘억’ 소리 나는 억대 뷰를 기록했다. ‘하우 유 라이크 댓’은 첫날에만 8630만회를 기록해 ‘24시간 내 유튜브 동영상 최다 조회수’ 등 기네스 월드 레코드 5개 부문에 오르기도 했다.

블랙핑크 콘텐츠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는 패션 아이템을 보는 재미와 따라 하고 싶은 군무를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핑크는 소셜미디어에서 패셔니스타로 통한다.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에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복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아이스크림’에서는 알록달록한 히피 감성의 크로셰(손뜨개) 의상이 눈길을 끌었다.

패션과 더불어 춤도 인기가 많다. 안무 영상마저도 ‘붐바야’는 2억3000만회, ‘킬 디스 러브’는 3억8000만회를 자랑한다. 팬클럽 ‘블링크’를 포함한 팬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한다. ‘안무 배우기’ ‘커버 댄스’ ‘블랙핑크처럼 메이크업하기’ 같은 영상을 제작해 공유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유튜브는 글로벌 음악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충성도 높은 팬들의 꾸준한 관심과 기대감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뮤직비디오 조회수와 음원 스트리밍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빌보드 등 각종 글로벌 주요 차트에도 영향을 끼친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블랙핑크의 유튜브 인기 비결과 관련해 “블랙핑크는 뮤직비디오에서 음악, 패션, 색감, 배경 등을 총체적으로 연결해 그들만의 매력을 압도적으로 발산했다”며 “블랙핑크를 뮤직비디오 밖에서 볼 때 그런 아우라를 느낄 수 없을 정도”라고 짚었다. 이어 “와이지가 잇따른 악재로 힘들 때 블랙핑크는 이런 힘을 바탕으로 와이지를 지키는 가장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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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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