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 그녀들의 독립운동>. 한국방송 제공
76회 광복절을 맞아 지상파 3사 중 유독 <한국방송1>(KBS1)이 풍성한 관련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집 다큐와 공연은 물론, 정규 프로그램도 광복절 소재를 내세웠다.
다큐 <옥바라지, 그녀들의 독립운동>(15일 저녁 7시55분)이 가장 눈에 띈다. 독립운동가의 옥바라지를 해온 이름 모를 ‘그녀’들을 조명한다. 광복 과정에서 독립투사 9만명이 서대문형무소에 격리된 채 모진 고문을 겪었다. 영양실조가 예고되는 배식에 겨울에는 방한복이 지급되지 않았다. ‘그녀’들은 형무소 인근에 집을 얻거나 여관방에 머물며 옥에 갇힌 독립운동가들을 돌봤다. 프로그램은 ‘그녀’들의 가족을 만나고 역사 속 공간도 들여다본다. ‘옥바라지 골목’이 재개발로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현실도 담는다. 독립운동가 김병농 목사의 5대손 김수련씨가 프리젠터로 나선다.
<옥바라지, 그녀들의 독립운동>. 한국방송 제공
일본과의 해양영토 싸움을 음악으로 되새기는 시도도 있다. <해양영토 더 큰 대한민국>(15일 오후 5시10분)은 우리 영토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특집 공연이다. 방송국 무대와 독도, 마라도, 격렬비열도 등 3개 해양영토 거점을 연결해 해양영토를 지키려고 피땀 흘린 이들의 노력을 조명한다. 옥주현, 전인권, 김준수 등이 출연한다. <숨터―서대문형무소와 경교장>(14일 오전 11시55분)에선 서대문형무소와 김구 선생이 암살된 경교장 등 역사 현장에서 국악 공연을 펼친다.
<티브이쇼 진품명품> 등 정규 프로그램도 특집으로 채웠다. <광복절 기획 이슈 픽 쌤과 함께―제국에서 민국으로, 광복의 그날>(15일 저녁 7시10분)은 해방의 날 조선의 풍경을 알아보고, <시사직격―위안부 증언 30주년 김학순 미공개 영상 최초 공개, 두 소녀 이야기>(13일 밤 10시)에서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30년 전 위안부 증언 영상을 최초 공개한다. <한국방송1> 쪽은 12일 <한겨레>에 “시청자에게 다양한 시도로 광복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제작부서별로 아이템을 발굴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광복절 특집 프로그램이 <한국방송1>에서만 도드라진 점은 아쉽다.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SBS)는 12일 기준으로 관련 특집이 많지 않다. <문화방송>(MBC)은 2019년 개봉했던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15일 아침 8시5분)를 내보내고, <선을 넘는 녀석들―마스터 엑스>(15일 밤 9시5분)를 광복절 특집으로 꾸민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