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의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 김태호 예능 피디가 <문화방송>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문화방송> 예능국을 이끌어온 김태호 피디가 오는 12월을 끝으로 방송사를 떠난다고 7일 밝혔다. 그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어 “지난 8월 초, 회사에 엠비시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오랜 시간 고민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란 걸 알기에 엠비시도 저의 뜻을 존중하며 미래를 응원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1년 입사해 올해까지 20년간 예능의 새 역사를 썼다는 <무한도전>, 신조어 ‘부캐’ 등을 탄생시켰고, 매회 화제가 됐던 <놀면 뭐하니?> 등 인기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스타 피디의 대명사처럼 불렸다.
이런 결심에는 새로운 창작에 대한 욕구가 영향을 미친 듯하다. 그는 2006년부터 12년 동안 <무한도전>만 연출하다가 한계를 느껴 지난 2018년 잠시 쉬기도 했다. 2019년 <놀면 뭐하니?>로 돌아와 <문화방송> 예능국을 되살려놨지만, 그는 이날 공식 입장에서 “여의도와 일산, 상암 엠비시를 거치며 입으로는 매주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뭐라도 찍자!’ 하며,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다”고 밝혔다.
독자적인 제작사를 차릴 것이라는 등 그의 행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미래에 대해서는 확실히 정한 건 없다.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세상에 나쁜 콘텐츠·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라는 얘기를 후배들과 해왔던 터라,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12월까지는 <문화방송>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맡을 예정이며, <놀면 뭐하니?>는 함께 일했던 후배 피디들이 끌어나갈 계획이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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