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드라마가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되찾아줄 수 있을까? MBC(문화방송)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금토드라마 시간대를 신설했다. 금요일 밤 10시와 토요일 밤 10시 주 2회 드라마를 선보인다. MBC 쪽은 공식입장을 내어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등과 함께 주말권 ‘황금 시청 라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7일 <검은 태양>(극본 박석호, 연출 김성용)이 시작이다.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 요원 한지혁이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려고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지혁은 남궁민, 한지혁의 동기이자 범죄통합센터 팀장 서수연은 박하선이 맡는다. 11월에는 이준호와 이세영이 나오는 궁중 로맨스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송연화)이 이어진다.
2022년에는 김희선, 소지섭이 MBC 금토드라마에 힘을 싣는다. 김희선이 출연하는 <내일>(극본 박란·김유진, 연출 김태윤·성치욱)은 사람을 살리려는 독특한 저승사자들의 이야기이고, 소지섭이 나오는 <닥터 로이어>(극본 장홍철, 연출 이용석)는 메디컬 서스펜스 법정물이다.
SBS(에스비에스)도 17일 <원더우먼>을 시작으로 토요일 보이그룹 경연프로그램으로 잠시 중단했던 금토드라마를 재개한다. SBS는 2019년 2월 지상파 최초로 금토드라마를 신설해 첫 작품 <열혈사제>를 선보여 큰 재미를 봤다. <원더우먼>은 재벌가 비리를 밝히려는 검사 이야기다. 이하늬가 1인 2역을 맡는다. 이후 송혜교가 나오는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김남길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준비돼 있다.
채널이 넘쳐나는 지금 방송계에서 편성은 전쟁이다. 작품을 잘 만드는 것만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 지상파가 중심이던 시절 케이블 방송사들은 본방송 앞뒤로 재방송을 편성하고, 지상파가 예능을 내보내는 평일 밤 11시에 드라마를 편성하는 등 시청자를 끌어모으려는 다양한 전략을 펼쳤다. 채널이 많아지고, 플랫폼이 다양해진 뉴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지상파도 이제 틀을 깨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해졌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