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온 스크린’은 화제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를 상영하는 섹션으로 이번에 처음 신설됐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지옥>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화제를 낳고 있는 작품으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신흥 사이비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체 6화 분량 가운데 3화 분량이 영화제에서 상영됐는데, 매회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신선한 콘셉트와 연 감독의 초기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서사에 호평을 받고 있다.
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아인, 김현주, 원진아, 양익준, 김도윤이 참석한 오픈토크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지지를 드러내며 시종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지옥>은 넷플릭스에서 다음달 19일 공개된다.
8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지옥> 오픈토크에 참석한 배우 유아인. 네이버 나우 화면 갈무리
주연인 유아인은 “종교 단체이자 신의 발자취를 찾는 연구 단체 새진리회 의장 역할을 맡았다”며 “신비롭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지만 지옥이라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자기 식대로 해석하고 구조를 만들어서 프레이밍 하는 그런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또 “제목이 좋았다. 제목이 도발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지옥과 천국과 선과 악을 다루는 작품은 많지만 이렇게 지옥을 내세우는 작품은 없었다. 연상호 감독이 사이비 종교 수장이라고 말해서 며칠 고민하는 척은 했지만 그 자리에서 마음이 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에 연 감독은 “유아인씨가 참 짓궃다. 나는 유아인씨의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초호화 캐스팅과 관련된 비화(?)도 털어놨다. 연 감독은 “제가 정말 원하는 배우들이었다. 드래곤볼을 모으듯이 배우들을 모았다. ‘두개만 더 모으면 용을 부를 수 있겠는데?’ 하면서 캐스팅에 나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배우들을 만날 때마다 잘 보이기 위해 배우마다 맞춤형 매력을 발산하려 노력했다”고 해 지금의 출연진 라인업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내비쳤다.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유아인은 연 감독에 대해 “빨리 찍는다는 게 무엇보다 장점”이라며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좋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가지고 있는 메시지, 이야기꾼으로서 면모 다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제일 매력적이었던 것은 유쾌함이다. 앞서 말한 모든 것을 가졌지만 유쾌하지 않은 사람이 있지 않나? 그런 사람이랑 같이 일하기는 싫다.(웃음) 유쾌한 점이 가장 크다. 현장을 재미있게 이끌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변호사 민혜진 역으로 출연한 김현주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새진리회와 맞설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인간다움으로 지키려고 투쟁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유아인과 호흡을 맞출 장면이 많지는 않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좋은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전했다.
8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지옥> 오픈토크에 참석한 배우 박정민. 네이버 나우 화면 갈무리
새진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피디 역할을 맡은 박정민은 “<염력>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함께하게 됐다”며 “연상호 감독을 좋아한다. 유쾌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감독님은 생각이 깊다. <지옥>이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 감독님이 생각하고 계셨던 것이나 이 시대에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대본에 정확히 표현돼 있어서 반가웠다”고 했다.
오픈토크에선 박정민에 대한 유아인의 애정이 드러나기도 했다. 유아인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언프레임드>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박정민을 향해 “박정민 감독님의 영화에 꼭 출연해 보고 싶다”고 했고, 박정민은 “그럼 <지옥>에 출연한 배우들을 모아서 집단 멜로를 한번 연출해보겠다”고 해 웃음을 선사했다.
8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지옥> 오픈토크에서 연상호 감독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나우 화면 갈무리
연이어 작품 활동을 하는 열정이 어디서 나오냐는 질문에 연 감독은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쉬고 있는 편이다. 평소에 철저하게 주 5일 근무를 한다. 촬영 때는 심지어 주 4일 일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아침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한다. 일을 하는 동안 일을 하고 퇴근할 시간이 되면 퇴근한다. 애니메이션 할 때부터 든 습관이다. 자기관리라고 하기엔 배가 너무 많이 나왔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부산/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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