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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1600년 전 가야인 무덤에서 최고급 중국 청자그릇 출토

등록 2021-11-11 18:46수정 2021-11-11 19:31

당대 최상품 연꽃무늬 그릇 나와
“아라가야인 중국과 대외교류 흔적”
5세기께 중국 남조에서 만든 최상품 청자 그릇. 영남권 가야 유적 가운데 최초로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출토됐다. 남조 송나라 시기에 장시성 홍주요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연구원 제공
5세기께 중국 남조에서 만든 최상품 청자 그릇. 영남권 가야 유적 가운데 최초로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출토됐다. 남조 송나라 시기에 장시성 홍주요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연구원 제공

1600여년 전 한반도 동남부에 살던 가야인의 무덤에서 당대 동아시아 최고급 물품인 중국제 청자가 튀어나왔다. 가야인들이 서해를 건너가 중국 남조와 국제교류 활동을 벌였음을 일러주는 증거로 해석돼 역사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재청과 경남 함안군은 아라가야 지배 세력의 무덤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75호분에서 5세기께 만든 중국산 청자 그릇이 최근 출토됐다고 11일 발표했다.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의 발굴 조사로 드러난 청자 그릇은 높이 8.9㎝에 아가리 지름 16.3㎝다. 주검이 들어간 무덤 방 서쪽의 부장품 구덩이에서 온전한 모양새로 발견됐다. 그릇 안팎 표면에 각각 연꽃잎 8개의 무늬가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으로 들어가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조사단은 “5세기 남조 송나라 시기 장시성 홍주요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최상품”이라며 “만든 연대가 402년, 474년으로 확인된 비슷한 모양새의 중국 출토품들과 비교해보면 474년 전후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가야의 주요 영역인 영남권 일대 유적에서 당대 중국 청자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과거 충남 천안 용원리 고분군과 서울 풍납토성에서 말이산 고분 출토 청자 그릇과 닮은 중국 남조산 청자가 수습됐고, 백제 영역과 가까운 전북 남원 월산리 고분군에서 닭머리 모양 주둥이가 붙은 남조 특유의 항아리인 계수호가 나온 적도 있지만, 대가야·아라가야·소가야 등의 터전이던 경남북 지역의 가야 유적에서 중국 청자는 나온 선례가 전무했었다.

이런 맥락에서 출토된 청자는 함안군 일대의 아라가야 세력들이 5~6세기 중국 대륙의 장강 이남에 들어섰던 남조 정권과 원거리 교류 활동을 벌였던 물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가야 세력이 중국과 교류한 기록은 남조시대 사서인 <남제서>(南齊書)의 ‘동남이열전(東南夷列傳) 가라조(加羅條)’에 남아있는데, 가야 지배자로 풀이되는 ‘가라국왕 하지(荷知)’가 남제에 사신을 보내 조공하고 ‘보국장군 본국왕’이라는 작위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국내 학계에서는 <남제서>의 가라국왕을 대가야 지배자로 보는 것이 통설이었으나, 말이산 고분의 청자 발굴로 아라가야 지배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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