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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현란한 춤·상징 소품·열연 배우…‘노트르담’ 알면 더 재밌다

등록 2021-11-22 04:59수정 2021-11-22 08:55

[‘노르트담 드 파리’ 내한공연]
코로나로 종연 뒤 1년만에 재개
재미 더하는 관전포인트 3가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 여러 편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가장 유명한 건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 드 파리>다. 같은 작가에게서 나왔지만 두 작품은 결이 다르다. <레미제라블>은 영국 런던에서 1985년 초연한 영미권 뮤지컬이다. 반면 <노트르담 드 파리>는 뮤지컬 불모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1998년 초연한 프랑스 뮤지컬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15세기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의 종지기인 콰지모도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이룰 수 없는 사랑과 대성당 주교 프롤로의 뒤틀린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지난해 11월 코로나로 조기 종연된 지 1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섰다.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 이 뮤지컬을 재미있게 보는 관전 포인트 셋을 소개한다.

뮤지컬 &lt;노트르담 드 파리&gt;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첫째, 영미권 뮤지컬과 프랑스 뮤지컬의 차이다. 그 차이는 춤에서 나온다. 지난 18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 행사에선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프렌치 오리지널 팀’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근위대장 페뷔스가 ‘괴로워’라는 노래를 불렀을 때, 무용수들은 노래에 맞춰 현란한 춤을 췄다.

이렇게 프랑스 뮤지컬에선 노래를 부르는 배우와 춤을 추는 무용수가 분리된 경우가 많다. 노래 비중이 큰 주인공의 안무를 줄이는 대신, 안무팀을 별도로 두는 것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전통무용, 현대무용, 애크러배틱 팀으로 나뉜 무용수들이 영미권 뮤지컬에선 볼 수 없는 고난도 춤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를 배치하지 않는 것도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이다. 프랑스 뮤지컬은 반주로 생음악이 아닌 녹음(MR)을 주로 활용한다. 공연이 야외 오페라극장에서 자주 열려 오케스트라 반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미권 뮤지컬 배우는 이마나 뺨에 작은 핀마이크를 붙이지만, 프랑스 뮤지컬에선 팝 가수처럼 입 가까이 붙이는 큰 핀마이크를 사용한다.

영미권 뮤지컬이 노래, 춤, 무대장치가 어우러진 공연을 펼친다면, 프랑스 뮤지컬은 노래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대사 없이 노래만으로 극을 진행하는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 대부분이다. 프랑스어 특유의 아름다운 운율을 그대로 살린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 ‘아름답다’(Belle)는 프랑스 차트에서 44주 동안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뮤지컬 &lt;노트르담 드 파리&gt;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둘째는, 상징을 눈여겨보는 것이다. 상징을 외면하면 뮤지컬은 다소 지루하거나 난해할 수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엔 여러 조각상과 벽기둥이 나온다. 이런 소품이 극 초반엔 종지기 콰지모도의 소외감, 뒤틀린 마음을 상징한다. 대주교 프롤로가 ‘파멸의 길로 나를’이라는 노래를 부를 때 벽기둥은 에스메랄다를 향한 욕망과 갈등을 보여준다.

춤에도 역시 상징이 들어 있다. 근위대장 페뷔스가 ‘괴로워’라는 노래를 부를 때 무용수들의 현란한 춤은, 약혼녀와 에스메랄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심란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뮤지컬 &lt;노트르담 드 파리&gt;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시연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지막은, 배우의 면면이다. 이번 내한공연엔 과거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못 했던 안젤로 델 베키오(콰지모도)와 엘하이다 다니(에스메랄다),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페뷔스)가 나온다. 이탈리아 출신 안젤로 델 베키오는 “수많은 노력 끝에 2005년 내한공연에서 처음 프랑스어로 연기했다. 그래서 한국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1998년 파리 초연 이후 지난해 한국 공연을 통해 18년 만에 작품에 복귀한 71살의 다니엘 라부아(프롤로)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처음 공연했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고유의 아름다움과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다. 20년 뒤에 공연해도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은 여전할 것”이라고 했다.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lt;노트르담 드 파리&gt;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리샤르 샤레스트는 ‘대성당의 시대’를 부르며 공연의 막을 올리는 파리 거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아르 역을 맡았다. 2005년 한국 초연부터 이 역을 맡아 1150회 넘게 공연한 그는 “한국 관객이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대해 보여주는 열정과 사랑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덕분에 이 작품은 국제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 공연은 언제나 1순위”라고 했다.

뮤지컬 &lt;노트르담 드 파리&gt; 포스터.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포스터.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노트르담 드 파리>는 다음달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뒤 대구(12월10~26일 계명아트센터)와 부산(12월30일~내년 1월16일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공연을 이어간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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