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매번 그러진 못해도…위로하고 버티며 나아갈까요”

등록 2021-11-22 17:46수정 2021-11-22 17:56

[인터뷰] 정규 1집 낸 가수 버둥
데뷔 3년 만에 <지지 않는 곳으로 가자> 발매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버둥. 정혁준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버둥. 정혁준 기자

“그동안 저를 부정했던 것 같아요.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다’라고요. 앨범 준비를 하면서 조금씩 생각을 바꿔나갔죠. 나 스스로가 나를 인정해야 한다는 거였죠.”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버둥은 정규 1집 앨범을 만들면서 자기부정에서 자기긍정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명 버둥은 ‘버둥거리다’에서 따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둥버둥 열심히 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데뷔 3년 만에 정규 1집 앨범 <지지 않는 곳으로 가자>를 지난달 발매했다. 버둥은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은 결국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온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

버둥이 공연하는 장면. 유보 제공
버둥이 공연하는 장면. 유보 제공

<지지 않는 곳으로 가자>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일까? “평소 ‘나아가는 이야기를 음악에 담는 뮤지션’이라고 저를 소개해왔어요. 매번 그러진 못하더라도 함께 위로하며 버티고 나아가자는 뜻이죠.”

2013년부터 가수 활동을 시작한 버둥은 2018년 내놓은 첫 미니앨범(EP) <조용한 폭력 속에서>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잘못이 아닌데도 본인 탓을 했던 자신의 10대 시절 감정을 담았다. 2019년 말 발표한 두번째 미니앨범 <잡아라!>에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을 반성하고 비웃는 내용을 실었다.

버둥 정규 1집 &lt;지지 않는 곳으로 가자&gt; 표지. 김무무 제공
버둥 정규 1집 <지지 않는 곳으로 가자> 표지. 김무무 제공

정규앨범을 잘 내지 않는 요즘, 정규앨범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 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단편영화는 미니앨범, 장편영화는 정규앨범과 비슷한 결이더라고요. 단편 작업은 두장 했으니 이번에는 장편영화 같은 정규앨범을 내고 싶었죠. 다행히 정규앨범을 만들 만한 충분한 스토리가 있었어요.”

어떤 스토리일까?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가 18살이었어요. 그때는 어른이 되기 전에 뭔가 빨리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이 컸죠. 무엇보다 어른이 되면 조급함이 없는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죠. 단단한 사람, 초연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사람,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사람들이 나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제가 잘못하지도 않은 건데, 제 탓이라고 여겼어요. 슬픔과 분노가 주된 이야기인 시기였죠.”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버둥. 정혁준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버둥. 정혁준 기자

이번 앨범에는 이전과 비슷한 곡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곡도 있다. “앨범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봤어요. ‘처음’은 원래 보사노바나 재즈 쪽으로 풀어보려고 했는데 맘처럼 움직여주지 않아 처음 해보는 장르인 시티팝으로 만든 노래예요. ‘나의 모든 슬픔이’는 제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좋아할 만한 발라드 곡이죠. ‘파아란’은 지금까지 안 했던 스타일로, 오케스트라 편곡을 했어요.”

앞으로 활동 계획이 궁금했다. “정규앨범에 수록된 10곡 모두 한곡씩 꾸준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도록 노력할 거예요.”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