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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군도 바다서 청백자 200여점 실은 난파선 나왔다

등록 2021-12-14 14:30수정 2021-12-15 02:30

뻘 속에 묻힌 고려청자 무더기로 나와…고려~조선시대 유물로 추정
고군산군도 바다 밑바닥에서 조사원이 뻘에 묻힌 청자 다발을 찾아내 거두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고군산군도 바다 밑바닥에서 조사원이 뻘에 묻힌 청자 다발을 찾아내 거두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름난 관광 명소인 서해 고군산군도 바닷속에서 청자와 백자를 가득 실었던 침몰선들의 자취가 발견됐다. 고군산군도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 해상에 있는 무녀도, 선유도, 신시도 등으로 이뤄진 섬 무리를 일컫는다. ‘바닷속의 경주’라고 불리는 충남 태안 마도 해역처럼 섬 인근 해저에 고려~조선시대 침몰선들이 밀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까지 제기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뻘에 묻혀 있는 청자 다발들. 뒤집어진 그릇의 해무리굽 받침이 보인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뻘에 묻혀 있는 청자 다발들. 뒤집어진 그릇의 해무리굽 받침이 보인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조사원이 뻘에 묻힌 청자 그릇을 꺼내 올리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조사원이 뻘에 묻힌 청자 그릇을 꺼내 올리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새만금방조제 중간 지점에 있는 고군산군도의 선유도 해역에서 최근 약 60일간 수중 발굴 조사를 벌여 고려청자 125점, 백자 49점, 분청사기 9점, 닻돌(나무 닻이 물속에 잘 가라앉도록 매다는 돌) 3점 등 유물 200여점과 고려~조선시대로 추정하는 난파선의 자취를 찾았다고 14일 발표했다.

주목되는 인양품은 배에 선적된 화물 형태를 간직한 고려청자 발과 접시류 81점이다. 그릇과 접시가 다발로 포개진 채 밑바닥 뻘에서 드러났다. 난파된 침몰선의 부재로 짐작되는 나무 닻과 노 부재의 일부도 나와 조사 현장 부근에 옛 선박의 잔해가 흩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연구소 쪽은 설명했다. 인양된 유물들의 제작 시기는 고려 때부터 근대까지 다양한 시대적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앞서 연구소는 지난해 말 고군산군도 일원에 수중문화재가 있다는 민간인 신고를 받고, 올해 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여왔다. 고군산군도 해역에서는 지난 2002년 비안도, 2003~2004년 십이동파도, 2008~2009년 야미도에서 수중 발굴 조사가 진행된 바 있는데, 십이동파도에서 고려청자를 실은 옛 배의 잔해들이 발견돼 눈길을 모은 바 있다.

도자기들과 함께 확인된 닻돌. 나무 닻 몸체에 묶어 닻이 잘 가라앉도록 하는 구실을 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도자기들과 함께 확인된 닻돌. 나무 닻 몸체에 묶어 닻이 잘 가라앉도록 하는 구실을 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물 밖으로 인양된 도자기들을 한자리에 모아 찍은 사진.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다양한 시대적 특징을 담고 있는 유물들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물 밖으로 인양된 도자기들을 한자리에 모아 찍은 사진.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다양한 시대적 특징을 담고 있는 유물들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고군산군도 해역은 많은 배들이 닻을 내린 채 정박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춰 옛부터 한반도와 중국 대륙을 오가는 선박들이 기착해왔던 곳으로 전해진다. 12세기 고려를 다녀간 송나라 사신 서긍은 자신의 견문록 <선화봉사고려도경>에서 고군산군도에 중국의 고려행 사신이 묵는 군산정이 있다고 기록했고, 1872년 만경 현에서 제작한 ‘고군산진 지도’에는 이 해역을 ‘조운선을 비롯해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이라고 적은 내력도 보인다. 연구소는 내년에 정밀 조사를 벌여 옛 선박의 부재들과 도자기들을 추가로 찾아내 인양할 계획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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