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상원이 또 한 번 모노드라마를 선보인다. 오는 7일부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에스(S)씨어터에서 연극 <박상원 콘트라바쓰>를 공연한다. 오케스트라 안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콘트라바스(더블베이스)를 연주자의 삶에 빗대어 이 시대로부터 소외당하는 이들의 자화상을 그리는 작품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희곡이 원작이다.
2020년 11월 초연 당시 박상원이 데뷔 41년 만에 처음으로 1인극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콘트라바스 연주자를 알아주지 않는 이들에 대한 분노, 소프라노 세라를 향한 짝사랑 등 수시로 달라지는 감정의 변화가 표정과 몸짓 등으로 오롯이 전해진다. 박상원은 공연 때문에 배운 콘트라바스를 연주한다. 대한민국 1호 남자 무용수였던 경력을 살려 무용도 잠깐 선보인다.
당시 그는 이 작품을 2~3년간 분석했다. “연출진과 함께 원작을 각색했고 자다가도 대사가 생각나면 일어나 메모를 했다.” 연습 때도 종종 지인들을 초대해 실전 같은 점검도 했다. “관객의 반응을 살피고 잘 유도하는 경험을 미리 쌓으려던 것”이다. 그런 노력으로 초연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재연 때는 뒷부분을 압축하는 등 공연 전체 시간을 줄였다. 제작사 쪽은 “더욱 절제된 어휘와 움직임, 극중 끊임없이 흐르는 음악으로 초연 때보다 더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초연 당시 “데뷔 전인 1977년 오태석 연출의 <약장사>를 본 뒤 언젠가는 1인극을 해보겠다는 꿈을 안고 연기를 해왔다”고 했다. 그 꿈을 이룬 뒤 “‘1인극은 마술 같다”고 표현했다. 한층 진화된 마술의 힘은 어떨까? (예매문의: 070-7724-1535, 인터파크 티켓)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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